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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의정부경전철, 폭설만 오면 멈추는 이유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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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의정부경전철이 폭설과 강추위가 시작된 최근 한 달간 5번이나 멈춰 섰다. 지난해 7월 개통한 이후 시스템 이상 등에 따른 운행 중단까지 포함하면 벌써 11번째.

    아파트 5층 높이의 고가 선로에 정차된 전동차에서 승객들이 걸어서 빠져나오는 등 아찔한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의정부경전철은 현재 문제점들을 모두 보완했다고 5일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경전철 "혹한·폭설 대비 시험운행 못했다"

    의정부경전철은 혹한과 폭설에 대비한 시험운행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전철 측은 2011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시험운행을 실시했다. 하지만 혹한과 폭설이 발생하지 않아 올 겨울과 같은 날씨에서 실험을 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결국 의정부경전철은 승객들을 상대로 혹한과 폭설에 대비한 시험운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의정부시 신곡동에 거주하는 정상호(48) 씨는 "혹한 등에 대비한 실험과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행하니 문제"라며 "예산만 낭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행 철도안전법에는 부품에 대한 온도 시험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완성차 시험운전 시험에 폭설과 혹한 같은 기후 시험이 포함돼 있지 않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열선, 폭설 오면 선로 못 녹여 '무용지물'

    경전철은 지난해 말 5·7·14·30일, 지난 1일 등 최근 한 달간 선로결빙으로 5차례 멈춰 섰다. 사고 당시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4~14도로 모두 눈이 내렸다.

    하지만 선로 안에 설치된 열선(히팅 케이블)은 영하 2.95도에서 시간당 10㎜의 눈이 내린 상황을 기준으로 설치된 것.

    전기공급 장치 일부가 눈에 얼어 전동차가 자동으로 멈추는 사고도 발생했다. 경전철이 무인자동시스템으로 운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전철 관계자는 "열선 기준이 그렇지만 영하 11도까지도 견딜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최근 발생한 선로 결빙은 열선 전원을 미리 작동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전영석 한국교통대 철도운전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인 의정부는 설계과정부터 오랜 기간의 자료가 반영돼야 했다"며 "근본적인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절철 바퀴는 고무…"소음 때문에"

    경전철이 철제바퀴 보다 더 잘 미끄러지는 고무바퀴를 사용해 선로 결빙으로 인한 미끄러짐(slip) 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가에서 운행하는 경전철은 지상 보다 온도가 더 낮기 때문에 미끄러짐 현상을 가중시킨다는 것. [BestNocut_R]

    경전철 측은 소음을 줄이기 위해 고무바퀴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경전철 관계자는 "고무바퀴가 당연히 더 잘 미끄러진다"면서도 "열선으로 눈을 모두 녹이면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주무관청인 의정부시는 조만간 철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기관에게 맡겨 경전철의 정밀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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