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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전 벌금형 때문에 경찰꿈 접어"..인권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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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11년전 벌금형 때문에 경찰꿈 접어"..인권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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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시자격은 주고, 면접서 실효된 벌금전력 적용..'억울하다' 진정 속출

     

    대한민국의 경찰이 되기 위해 3년 6개월 동안 공부한 김모씨. 김씨는 지난 해 말 경찰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필기, 체력 등에서 상위권 점수를 받고도 면접에서 불합격했다.

    불합격한 뒤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넣어 경찰청으로부터 답변을 받은 결과, 김씨는 필기 시험 40명 모집에 3배수가 뽑혔는데 25등을 했고, 체력은 18등으로 상위권에 속했다.

    하지만 김씨가 마음에 걸린 것은 딱 한 가지. 11년 전에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만원을 낸 사실이었다.

    김씨는 "군대에 갓 제대해서 무면허로 운전을 해서 단속에 걸렸다"면서 "당시 사고를 낸 것도 아니었고 면접에서도 잘 설명했지만 계속해서 떨어졌다. 한 번의 실수로 평생을 후회할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8년 전에 벌금형 20만원을 선고받은 이모(26)씨 역시 3년 동안 경찰시험에 올인했지만 올해 면접에서 연거푸 불합격했다. 면접위원으로부터 "벌금형 때문에 본인에게 불이익 있는 것은 아느냐"는 질문도 받아야했다.

    이씨는 전체 수험생 중 체력시험에서 1등을 하고도 연거푸 고배를 마시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씨는 "행정심판을 걸었다는 것 자체가 이제 경찰 시험을 못 보는거라고 주위에서 말한다"면서 "많은 수험생들이 참고 있는 이유도 자신이 경찰시험 볼 때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인데, 더는 나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심판을 청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 시험 응시자격은 주고, 면접에서 문제 삼아

    경찰공무원법 제7조 '임용자격 및 결격사유'에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경우에 임용이 제한된다.

    이에따라 벌금형 전력이 있는 수험생들도 경찰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져 시험을 보지만, 결국 면접시험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이 면접자료로 벌금형 전력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보안업무규정 제31조 2항에 따라 경찰공무원 면접 수험생을 '공무원 임용예정자'로 보고 벌금 이상 형을 선고받은 범죄 경력에 대해 신원을 조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 제38조의 2 '채용심사관의 자격 및 직무'가 신설되면서 임용결격 사유가 강화됐다.

    경찰청 인재계발계 관계자는 "경찰이 일반 공무원과 달리 총기를 사용하고 범죄 수사를 해야하는 등의 특수성 때문에 일반공무원보다 임용결격 사유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원조회는 하나의 평가일 뿐이지 이것 때문에 떨어졌다는 것은 불합격자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 인권침해 여부 놓고 '경찰 vs 인권위' 이견

    하지만 인권위는 '보안업무규정'에서는 공무원이 되기 바로 직전인 임용예정자에 대해 신원조사를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면접시험 당사자에게까지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경찰청이 임용예정자의 범위를 과도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인권위 관계자는 "면접과정에서 수사경력 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자격 정지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사람만 임용을 볼 수 없게 한 현행 경찰공무원법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이 임용결격 사유를 강화하려면 현행 경찰공무원법을 개정해 근거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수년간을 공부하고도 효력이 사라진 벌금형 등으로 인해 피해받는 수험생이 없도록 임용결격 사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 7조에 따르면, 벌금형의 경우 2년이 지나면 그 효력을 잃게된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기록에 남지 않지만, 수사기관의 전과조회에는 여전히 기록이 남아 경찰의 면접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권위에는 지금도 강화된 임용 기준으로 인해 부당하게 탈락했다는 진정이 잇따르고 있어,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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