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올라가 있는 고릴라
올해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대형유인원생존파트너십(GRASP),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가 공동으로 선포한 '세계 고릴라의 해(The Year of the Gorilla 2009)'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고릴라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각성에서 벌이는 전 세계적인 캠페인이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의 후손들은 영화 '킹콩'에서 나오는 고릴라를 보는 것으로 고릴라라는 동물을 만날 지도 모른다.
고릴라(gorilla)는 사람과(Hominidae)에 속하며 학명은 고릴라 고릴라(Gorilla gorilla)이다.
영장목 중 가장 큰 종으로 수컷이 암컷 보다 약간 크고 뒷발로 섰을 때 신장이 2∼2.3m, 두팔을 벌렸을 때 약 3m, 몸무게는 150∼290kg이다.
고릴라는 2개의 종이 있고 각 종은 또 2개의 아종으로 나뉜다.
서부고릴라(The Western Gorilla) 종에는 서부로랜드고릴라와 크로리버고릴라 등 2개의 아종이 있고, 동부고릴라(The Eastern Gorilla) 종에는 마운틴고릴라와 동부로랜드 고릴라가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고릴라는 현재 밀렵과 질병, 치안부재 등의 이유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크로스리버고릴라, 마운틴고릴라, 동부로랜드고릴라 등 3개의 아종은 심각한 멸종위기로 분류된다.
현재 야생 상태에 있는 고릴라의 개체수는 서부로랜드 고릴라 20만 마리, 크로스리버 고릴라 250∼300마리, 마운틴 고릴라 650∼700마리, 동부로랜드 고릴라 5000∼10,000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동물원 고릴라 부부
◈ 휴대폰이 고릴라의 생존을 위협한다?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고릴라가 야생에서 살고 있는 유일한 곳이 아프리카다.
고릴라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는 식량이나 전통약제를 구할 목적으로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는 밀렵이다.
여기에 종족 대 종족, 정치적 이유 등으로 끊임없이 벌어지는 군사적 충돌과 벌목, 화전농업 등도 고릴라를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또다른 이유로는 다소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휴대폰을 들 수 있겠다.
휴대폰을 만들 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재 가운데 하나가 탄탈륨(Tantalum)이라는 광물질이다.
탄탈륨 커페시터(Capacitor)라고 불리는 이 소재는 전기에너지 저장 능력이 뛰어난 탄탈륨의 성질을 이용해 휴대폰 내부회로에 일정 전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탄탈륨은 또 콜탄이라는 철광석에서 추출하는데, 콜탄의 매장지가 고릴라 서식지와 겹치는 아프리카 콩고 등 일부 지역이라는 사실이다.
콜탄 채굴을 위해 고릴라 서식지를 불태우고 땅을 파헤치면서 고릴라의 멸종을 더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탄탈륨의 최대 수입국은 미국이지만 휴대폰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한국 역시 고릴라를 멸종 위기로 몰아가는 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고릴라의 해
◈서울동물원, 고릴라 구출작전
'세계 고릴라의 해'를 맞아 서울동물원도 21일부터 29일까지를 '서울동물원 고릴라 특별주간'으로 선포하고 고릴라 구출작전 특별행사를 마련했다.
현재 서울동물원은 지난 1일 문을 연 신유인원관에 로랜드 고릴라 암수 2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고리롱(수컷), 고리나(암컷)로 불리는 이들 로랜드 고릴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전 세계적인 캠페인에 동참하자는 의미에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번 행사는 '당신의 사랑이 고릴라를 구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고릴라 구출작전과 고릴라 포옹 △종이접기로 고릴라 종이모자 만들기 △고릴라 그림엽서 콘테스트 및 특별전 △2009 고릴라의 해 '고릴라 배지' 무료 제공 △ 고릴라의 해 기념 그래피티 아트 등 5개 테마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서울대공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