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ㄹ
{IMG:2}부산시 등이 추진하고 있는 외화통장 갖기 운동에 불과 11일 만에 6천2백만 달러에 이르는 외화가 모였다.
하지만 통장 개설은 149건에 불과해 외화통장이 범시민 운동이라기보다는 투자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범시민 외화통장 갖기 운동에 지난 23일까지 모인 외화는 모두 6천 2백만 달러.
통장 개설은 149건으로 한 계좌 당 평균 예금액은 41만6천백 달러, 우리 돈으로 치면 거의 6억 원에 달한다.
지난 17일까지 통장 개설 86건에 4천2백만불을 기록해 평균 예금액이 49만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조금 낮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고액 예금자의 비율이 절대적이다.
실제로 통장을 만든 기업과 개인 가운데 약 3천만불을 예금한 사례도 있었다.
당초 부산시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장롱 속 잠자고 있는 외화를 모으는 범시민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투리 달러를 들고 은행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나오는 등 시민의 참여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오히려 개인과 기업 등이 외화 통장이 통상 금리보다 최고 2.6% 높은 우대금리를 보장해 주는 혜택을 통해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년 4개월 만에 최고치인 1430원을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속화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외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행 국제금융부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비교하긴 그렇지만 금리가 높은 편인 건 사실"이라며 "시장 상황이 안 좋다 보니까 투자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잠자는 외화를 끌어오겠다는 범시민 외화통장이 결국 몇몇 돈 있는 사람들의 투자 수단으로 변해 '범시민'이라는 말 자체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한편, 부산시는 외화 통장 개설 조건을 최소 100달러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24일부터 1달러 이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