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독일 곳곳에 거점을 두고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벌여왔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피겔은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 폭로한 NSA 기밀자료를 분석해 NSA가 베를린과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 비스바덴, 그리스하임 등지에 거점을 설치하고 활동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슈피겔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설치된 작전기지를 모태로 하는 독일 그리스하임의 유럽암호센터(ECC)는 현재 NSA의 가장 중요한 감청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스하임에서는 상주 전문가들이 국제적 통신 내용을 수집하는 것은 물론 자체 분석도 한다.
이곳에서는 '엑스키스코어'(Xkeyscore)라는 최신 정보수집 프로그램을 활용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구와 한다' 등과 관련된 메타 데이터를 추출하는 한편 실제 통신 내용도 수집한다.
그리스하임의 NSA 기지는 담으로 둘러쳐져 있으며 철제문 위에는 철조망이 설치돼 인근 주민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미군 유럽사령부(EUCOM)가 있는 슈투트가르트에는 NSA의 독일 본부가 있다. 독일 본부에서는 주로 말리와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와 관련한 첩보를 위성전화 감청으로 수집해 EUCOM에 넘긴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수집된 정보가 아프리카에서 40명 이상의 테러리스트를 체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보고 있다.
베를린의 미국 대사관과 프랑크푸르트의 미국 영사관에는 NSA가 CIA와 함께 세계 80여 곳에 설치한 '특별정보수집과'(SCS)가 있다.
특히 베를린 대사관의 SCS는 총리실에서 불과 몇 백m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