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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표창원 "침묵하는 3등항해사, 공황상태인 듯"



사회 일반

    [여객선 침몰] 표창원 "침묵하는 3등항해사, 공황상태인 듯"

    목포해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빠져나가는 세월호 선장 이준석 씨. (전남CBS 박형주 기자/자료사진)

     



    - 승무원들 행동, 평소 직무에 걸맞는 교육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
    - 선장의 이해할 수 없는 언행, 죄의식을 억누르기 위한 방어기제로 보여
    - 선원들이 비밀통로 이용한 것은 평소 습관 때문일 수도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4월 22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표창원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 정관용> 침몰하는 배에다 승객 남겨둔 채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데. 수사 과정에서도 거짓말을 하거나 회피성 진술을 하면서 지금 수사가 지지부진하답니다. 일부 선원은 충격 때문에 아예 진술을 못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의 표창원 소장 연결합니다. 표 소장님, 안녕하세요.

    ◆ 표창원>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선 선객들한테 '움직이지 말고 그냥 선내에 있어라'라고 방송을 하는 동안 선원들은 피신한 것으로 지금 확인되지 않습니까?

    ◆ 표창원> 네, 확인됐죠.

    ◇ 정관용> 그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얘깁니까?

    ◆ 표창원>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고요. 우리가 고 박지영 씨 사례에서 보면 이분은 이 선장이나 선원들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이고요. 책임도 약하고 아르바이트생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탈출하지 않고요.

    ◇ 정관용> 자기 구명옷까지 벗어서 다른 사람을 줬다고 하잖아요?

    ◆ 표창원> 네. 어린 학생들한테 주면서 '언니, 같이 가요'했더니 '선원은 원래 끝까지 남아 있는 거야'라면서 남아 있었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사실 선장이다, 항해사다, 기관사다, 이런 직위와 직책을 가지고 있다면 이들이 얼마나 열악한 처우에 있건 말건 그것과는 상관없이 기본적 상식으로 일단 승객들 먼저 챙기고 안전 확보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죠.

    ◇ 정관용> 그런데 먼저 피신한 사람들의 심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 표창원> 그런데 문제는 그렇다면 이들이 사이코패스냐, 소시오패스냐, 어떤 범죄적인 인간들이냐, 또 그건 아니라는 말이거든요. 그 사람들은 그냥 제가 볼 때는 정상적인 사람들입니다. 인간들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직업적인 윤리나 책임보다도 한 개인으로써의 생명 생존욕구 이게 먼저 발동되도록 그 여건을 좀 주목을 해야죠. 이들은 어떻게 본다면 그건 자신의 직무에 걸맞는 교육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고요. 그다음에 자신의 책무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그런 인지라든지, 책임에 대한 규정에 대한 고지라든지, 이런 것들이 충분히 사전에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아닌가.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탈출한 그 이유에 대해서 선장한테 물었더니 '‘엉덩이가 많이 아파서 뛰쳐나왔다. 때마침 구조선이 눈앞에 도착하고 구조원들이 배에 타라고 해서 그대로 했을 뿐이지, 승객들을 내팽개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요. 그다음 구조된 후에 일일이 사람들을 확인하잖아요. 거기에 대해서 자신이 선장이라고 밝히지 않고 그냥 일반인이라고 했답니다. 그다음에 병원에 옮겨진 다음에는 뭐 젖은 1만 원짜리, 5만 원짜리 꺼내서 말렸다고 그러고요. 이런 건 정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거든요.

    ◆ 표창원> 그 부분이 사실은 이준석 선장 같은 경우는 경력도 많고 연세도 많으시고요. 가장 책임감도 높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자기 혼자 먼저 탈출한 것이 결코 용납 받을 수 없는 범죄라는 인식은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 어떤 책임의식이라든지 윤리의식에 기반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고요. 그 이후에의 행동들은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방어심리로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방어행위요?

    ◆ 표창원> 네. 그건 자신 스스로가 자기에게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인 자기 세뇌를 하는 거죠. 자기를 피동적 인간으로 상정을 해 두고요.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나는 어쩔 수 없었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고 상황에 따라서 행동했을 뿐이야' 이런 거죠. 그리고 나서 그런 자기 인지에 걸맞게 옷도 민간인 옷으로 갈아입고 돈을 센다든지 전혀 상관없는 행동들을 하면서, 한쪽으로는 자기 내면의 자기 죄의식을 자꾸 억누르고요. 다른 쪽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의심할까봐, 선장임을 알아볼까봐 그런 것들을 감추기 위한 그런 행동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죠.

    ◇ 정관용> 그리고 급격한 방향 선회가 있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사고 당시 조타를 지휘하던 항해사 박 씨라는 분이 계속 말을 안 하고 있답니다. 침묵하고 있다고 그래요. 일각에서는 심리적 충격 때문일 것이다, 이런 말도 나오는데. 그게 가능한 얘기입니까, 그건?

    ◆ 표창원> 일단 3등 항해사 박 씨 같은 경우는 연령도 좀 낮고요.

    ◇ 정관용> 20대.

    ◆ 표창원> 네, 20대죠. 그리고 4개월밖에 근무경력이 없는데. 그마저도 4개월 내내 운항을 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그 당시 그 험한 몽골수로라고 하죠. 그 수로를 항해해 본 적은 전혀 없고요. 그런 상황에서 사실은 선장이 시키는 대로 자기가 맡아서는 안 되는 그러한 지위를 맡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 상황에서 결과를 보니까 너무 참담한 거죠. 수백 명의 엄청 난 승객들, 특히 어린 학생들, 그 부모들의 고통과 아픔, 국민들의 분노. 아마 어떻게 보면 어리다고 할 수 있는 이 여성 항해사가 모두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면 지금 자기가 그런 검사든 수사관이 던지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거든요, 멍한 상태에서. 지금 제 생각에는 일단 3등 항해사 같은 경우는 조사를 하기에 앞서서 이런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치료를 좀 해서 결과는 참혹하고 자신의 책임이 크긴 하지만 책임이 뒤따르겠지만 진실을 밝혀주는 게 중요하다. 이걸 스스로 자각할 수 있도록 일단 도와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지금은 현재 어떤 공황상태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까?

    ◆ 표창원> 네. 일종의 공황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직접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그 증상을 전해 듣는 것으로 봐서는 무엇을 감추거나, 숨기거나 이런 의도보다는 스스로가 그런 어떤 합리적인 판단 의식, 남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이런 부분들이 좀 결여된 공황상태인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일부 선원들에 대한 수사를 하다 보니까 또 이런 얘기들이 보도가 되고 있는데. 자신이 구조를 위해서 이런 이런 일을 했다. 그것을 자기 진술조서에 꼭 써 달라, 이런 요구를 자꾸 한다는데 그건 또 어떻게 보십니까?

    ◆ 표창원> 그 부분은 지금 현재 여론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다고 봐야죠. 지금 잘못하면 어떻게 본다면 역사에 남을 악인, 참사의 원흉, 이렇게 낙인찍힐 우려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법적 처벌이야 받더라도 좀 기록상에 자기가 어쨌든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선원으로서 책임져야 되는 어쩔 수 없는 처벌을 받는다, 이렇게 남겨지고 싶어 하는 욕구라고 봐야죠.

    ◇ 정관용> 결국 이것도 자기 보호본능, 방어행위, 이런 거다?

    ◆ 표창원> 그렇죠. 특히 가족이나 친지 등 자기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자기가 나쁜 사람으로 인식되기 싫은 그런 심리가 반영되어 있고요.

    ◇ 정관용> 그리고 또 밝혀진 게 이 선박 측 선원들은 다 일종의 워키토키, 무전기를 갖고서 자기들만 아는 통로를 통해서 탈출하기 제일 쉬운 데로 모여 있었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표창원> 네.

    ◇ 정관용> 그것도 정말 납득이 안 가거든요.

    ◆ 표창원> 두 가지로 볼 수 있죠. 하나는 관행이라고 계속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자기들이? 12번 채널 사용한 것도 관행이다, 라고 얘기를 하고 있고요. 이런 선원들끼리의 그런 평상시에 자기들만의 이동, 결집, 또 비밀을 공유하고 나누고, 이런 어떤 관행들이 그대로 행동에 옮겨진 것일 가능성이 하나 더 있고요.

    ◇ 정관용> 그냥 평상시에 하던 대로? 이 위기 상황인데도?

    ◆ 표창원> 그렇죠. 또 다른 한 쪽은 이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면서 구조를 해야 될 것인가, 탈출할 것인가. 그 갈림길에서 탈출을 선택하면서 혹시 탈출과정에 다른 승객들의 방해라든지, 목격이 된다든지, 이런 것들을 피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비밀통로를 사용했을 가능성. 그것 역시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아이고. 어쨌든 맨 처음에 말씀하신 정말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 그 책임에 대해서 제대로 숙지되지 못하도록 교육훈련 같은 걸 전혀 못 받은 것 같다.

    ◆ 표창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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