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운 항로를 가는 것처럼 보이던 미국 아나폴리스 중동평화회담에 뜻하지 않은 악수 문제가 불거져 주최측인 미국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BestNocut_R]
중동평화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이 26일 이스라엘 측과 악수는 할 수 없다고 선언, 미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사우드 알-파이잘 왕자는 "우리는 연극을 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우리는 평화 도출이라는 심각한 일을 위해 이곳에 있으며 모든 것이 정상적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행사장에서 이스라엘측과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데 대해 거부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이 행사의 중요성을 해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며, 악수를 하는 것은 분명히 이곳에서 표현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고 악수를 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아직까지 악수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언질을 미국측으로부터 받지 못한 실정이라면서도 "나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준비가 안된 사람에게 내 손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우디가 악수를 거부한다면 자신도 사우디측과 악수할 의향이 없음을 밝혔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적대관계이며, 아직 외교관계가 수립돼 있지 않으며, 악수는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중동 지역에서는 평화의 상징으로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당황스런 분위기이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임기 중 야심작으로 평화회담을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와중에 사소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불거져나와 난처한 모습이다.
지난 1979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평화협정에 조인한 뒤 백악관에서 악수를 하고 협상을 과시했으며, 지난 1993년에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의장간 우의를 과시하며 악수를 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중동평화회담 못지 않은 중요성을 갖는 의미있는 회담으로 만들려는 백악관측은 이전 대통령 당시에도 있었던 악수하는 장면 없는 평화회담은 제대로 평판을 받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적지 않이 당황스러워 하는 분위기이다.
행사의 성공 여부에 잔뜩 주시하는 세계 각국의 언론으로서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하는 초점 하나가 생겨나 사우디와 이스라엘 대표가 만나는 시간을 주시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