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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

    변화하는 신문시장…''무가지와 유가지''의 치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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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용 무가지 선호 대폭 상승, 정보 폭주 속 ''제목성 뉴스'' 현대인들에 인기

     

    신문시장은 과연 죽었는가? 영상매체가 날로 판을 치고 인터넷이 인쇄매체뿐만 아니라 영상매체까지 대신할 가공할 종합미디어 역할까지 확장하면서 기존의 신문시장이 날로 위축되고 있다.

    미국의 주류 신문인 워싱턴 타임스와 뉴욕 타임스, LA 타임스, 보스턴 글로브지, 시카고 트리뷴 등 정론을 지향하는 신문의 부수가 갈 수록 감소하고 있으며, 미국의 전국지를 표방하는 유에스 앤 투데이지만이 독자가 조금 늘었다.[BestNocut_R]

    미국 신문발행부수협회(ABC) 조사에 따르면 유에스 앤 투데이와 월스트리트 저널지만이 구독자가 2% 가량 증가했을 뿐 다른 신문들은 독자가 5%까지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대안주간신문협회(AAN)는 2006년 전체 대안신문들의 수입은 2005년에 비해 3.6% 신장했지만, 미국신문협회(NAA)의 전국 일간신문들의 수입은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대도시에서 발행되는 일간신문들은 기자들의 숫자를 계속 감축하는 반면, 대안신문들은 소수지만 기자들을 확충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와 뉴욕 타임스지도 기자들에 대한 감원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신문시장의 위축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대도시의 지하철을 타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뉴욕 맨하튼을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 신문을 읽는 승객들이 많이 있지만 뉴욕 타임스지가 아닌 지하철용 무가지를 읽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워싱턴 D.C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D.C.로 출근하는 승객들은 지하철 안에서 이른바 주류 신문의 ''대안신문(alternative newspapers)인 무가지를 손에 들고 있음을 너무도 많이 볼 수 있다.

    열 명의 지하철 승객이 신문을 읽고 있다면 그들 가운데 7,8명은 무가지인 대안신문들이다.

    시카고시에서도 시카고 트리뷴보다는 무료 타블로이드판 신문(한국의 무가지)인 ''레드아이(시카고 트리뷴 발행)''나 ''시카고리더''를 읽는 승객들이 훨씬 많다.

    정론을 지향하는 정통 신문들이 어려움을 겪고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도인 워싱턴에서만 3개의 무가지(대안신문)가 발행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이를 타개하고자 대안신문인 ''익스프레스(Express)''를 발행하고 있다.

    익스프레스지가 연예 쪽 기사보다는 정론에 가까운 기사를 공급하는 신문이라면, 이그제미너(Examiner)와 워싱턴 시티페이퍼는 스포츠와 연예 기사가 많은 오락성 기사를 주로 취급하고 있다.

    정론지들의 독자는 줄어드는 반면에 미국 내 대안신문들의 성장 속도는 빠르다.

    미국의 대안주간 신문협회의 리처드 카펠 사무총장은 "대안신문들은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으며, 미국의 대도시에서 정론지의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정론지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안신문들도 정론지들과 강력한 경쟁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배송체계를 다각화하고 있다.

    ''익스프레스''와 ''시티페이퍼''는 지하철역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거리나 워싱턴의 유명한 스미소니언 박물관 입구 같은 곳에다가 무료신문을 진열해 놓는다.

    또 미 의사당 입구에서도 의회에서 일하는 보좌관들과 비서관들에게 한 부씩 직접 배포하기도 한다.

    시카고의 대안신문인 ''레드아이''는 지난 2002년에 창간됐으나 발행부수가 무려 15만 부로 늘었다.

    ''레드아이''는 지난 5월 주말판까지 만들어 가정배달을 하고 있다.

    미국 대안신문들은 20-40대 독자를 겨냥하고 있으며 일상에 쫓겨 신문을 읽을 시간이 없는 바쁜 직장인들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보스턴시의 대안신문인 ''보스턴나우''의 창설자인 러셀 퍼가멘트는 "무료신문이 목표로 하는 표적 독자들의 나이는 20~40세의 성인들이고 대학교육을 받은 화이트칼라 계층이라"고 말했다.

    매일 18만 부 이상을 발행하고 있는 ''익스프레스'' 발행인 크리스토퍼 마는 "전통적 유료 신문에 접근하기 어려운 독자들과 젊은 층을 대상으로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신문 제작에 힘쓰고 있다"면서 "워싱턴 지역의 교육과 연예, 스포츠, 건강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안신문들은 워싱턴 포스트지나 뉴욕타임스지 등 정론지들과는 달리 모두 토요일과 일요일에 발행되지 않는 주5일 신문들이다.

    그러다보니 정보의 양이나 깊이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렇지만 폭주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다방면에 걸친 깊이 있는 정보와 논평보다는 헤드라인(제목성) 뉴스를 접하기를 원하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대안신문은 매력적인 인쇄매체임이 분명하다.

    워싱턴에서 조그마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부르스 D. 크라셀스키씨(46)는 "집에서 워싱턴 포스트지를 구독하고 있으나 신문을 제대로 볼 시간이 없어 지하철을 탈 때마다 대안신문을 읽는다"면서 "일단 출근할 때는 대안신문을 읽어 밤사이 일어난 세계의 뉴스를 접하고 나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워싱턴 포스트지의 관심 있는 기사를 읽는다"고 말했다.

    CBS 방송의 대안신문인 노컷 데일리 기사도 직접 쓴다는 기자의 말에 크라셀스키 씨는 "대안신문은 바쁜 일상에 쫓긴 현대인들에게 정보전달자로 매체임이 분명하다"며 "특히 한국은 지하철이 발달해 있어 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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