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16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이인제 후보의 일성은 놀랍게도 "국민의 뜻을 먼저 생각해야한다"였다.
이는 ''탈당'',''경선 불복''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이 후보가 향후 ''이미지 변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이 후보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에 억눌려왔고 그만큼 고통스러웠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는 부분이기도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지난 10년간 저의 허물과 과오를 성찰하며 저의 판단보다 국민의 마음을 더 우선하는 정치인이 되고자 노력해왔다"며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섬기는 겸손한 정치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하진 않았지만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이해와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도 했다. 내놓고 표현은 안했지만 아마도 지난 정치 인생 중 탈당과 경선 불복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총체적인 반성과 참회의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후보는 후보 선출대회 직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저의 판단, 저의 의지, 저의 진실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해 주실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런 생각 자체가 대단히 잘못된 것이란 걸 알았다"고 고백했다. [BestNocut_R]
앞서 이 후보는 김영삼 정부의 후광아래 94년부터 ''세대교체론''을 부르짖으며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지만 결국 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후 당을 뛰쳐 나가 독자 출마의 길을 걸었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측과 손을 잡았지만 2002년 경선에서도 중도 사퇴하면서 그의 정치 행보는 ''탈당'',''불복''의 이미지로 점철됐다.
YS시절 정계에 입문한 이 후보는 13대부터 17대까지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며 노동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이런 와중에 당적을 8번이나 바꾸는 ''정치 모험''도 강행했다.
이처럼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을 보냈던 이 후보가 민주당에 뒤늦게 합류해 후보 자리까지 꿰차가며 향후 펼쳐질 범여권 대선 후보단일화의 당당한 한 축으로 등장했다.
"앞으로 국민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그의 고백이 60여일 밖에 남지 않은 대선판에 어떤 충격파를 던져 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4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이 후보는 서울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