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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숙옥, "미국과 일본은 군 위안부 문제에 한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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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부

     

    재일 동포 3세로 재일동포와 여성, 일본 군 위안부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주) 고가샤 신숙옥 대표가 미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상정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미국과 일본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서는 속된 말로 한통속"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신숙옥 대표는 1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FM 98.1 Mhz, pm 7:05-9:00, 진행 : 명지대 신율 교수)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정부가 미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에서 엄청난 로비활동을 펼친 사실을 지적하며, "거의 국가적인 정책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였다"고 꼬집었다. 신숙옥 대표는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직접적인 가해 행위를 했던 건 일본군이었지만 그 행위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책임이 있었던 건 미국"이라며, 미국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주)고가샤 신순옥 대표


    - 이번엔 어떤 일로 방한했나?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수요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서이고, 또한 내 남동생이 처음으로 한국여권을 취득해 모국방문을 하게 돼서 가족들과 함께 왔다.

    - 미국 하원에서 결국 위안부 문제를 상정하지 못했는데?

    내가 올해 1월까지 미국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일본 정부가 이번 결의안과 관련해 미국에서 하는 로비활동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아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거의 국가적인 정책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였다. 그런 과정 안에서 미국과의 조건투쟁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면 움직이고, 그렇지 않으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진행이 된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요구하는 수준대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과 일본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서는 속된 말로 한통속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적인 가해행위를 했던 건 일본군이었지만 그 행위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책임이 있었던 건 일본을 점령해 군정을 실시했던 미국이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는 같은 죄를 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안에서 문제제기를 받아야 할 건 한국정부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일협정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한국 스스로가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

    - 일본 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양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활동은?

    지속되고 있는 운동으로서는 굉장히 힘차게 유지되고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매일같이 보도되고 있는 매체의 내용이나 언론에서 얘기되는 내용은 일관되게 일본이 이 문제에 대해 피해 입장에 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아베 총리는 미국에 가서는 사죄 발언을 했지만 일본내에서는 계속 부정하고 있다.

    -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를 부시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것도 이상한 상황인데?

    누구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는 건가. 그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정부로서 화를 내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 일본 내에서의 우경화 분위기는?

    우익적이라든가 우경화라기보다도 대중들이 차별을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보다 적절할 것이다. 가장 알기 쉬운 예로는 조선인에 대해서는 주먹을 휘둘러도 괜찮고, 그 사람들은 그렇게 당해도 마땅하고, 그렇게 때리는 것을 기분 좋게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군 성노예 문제나 여타의 전후 보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일본 안에서는 국가의 적이다. 그런 국가의 적에 대해 일본정부뿐 아니라 시민들도 지지한다는 문제가 더 깊고 무겁다.

    - 그런 분위기를 타고 헌법이 바뀌게 될까?

    그렇다. 왜냐면 그것을 막으려는 세력들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헌법 개정이라는 걸 문제 삼고 그것을 반대하려는 사람들은 개정 자체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사람 쪽에서는 소위 말하는 ''보통국가 일본''이라는 비전을 얘기한다. 군사력을 보유하고, 전쟁도 수행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는 게 헌법개정을 하는 쪽의 국가적 비전이다. 그런데 그것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대안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

    일본은 1945년 이후로 오랫동안 두 번 다시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얘기해왔다. 그런데 그것은 거짓말인 것 같다. 거기에 담긴 속마음은 ''두 번 다시 패전국이 되고 싶지 않다''가 아닐까. 무슨 행위가 나쁜 것이었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지 않는 역사 때문에 지금 일본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체질을 더 강화하고 있는 것이 정치적 선전으로 북한의 존재다. 북한은 무섭고, 일본에게 위협적인 존재이고, 언제든지 일본을 침해해올 수 있다는 의식이 정확하게 침투되고 있다.

    - 우리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은?

    그전에 재일동포를 어디부터 어디까지라고 바라보느냐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무슨 일만 터지만 조선학교로 모든 관심을 집중하면서 거기에 지지하거나 지원을 보내는 것으로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을 했다. 재일동포의 90%는 일본 이름으로 생활하면서 일본 사회 안에서 일본사람처럼 행동하면서 목소리를 죽인 채 살고 있다. 국적이 일본이라 하더라도 민족적 출신 배경으로 인해 받는 차별은 해소되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일본 국적을 취득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라고 얘기하는 건 굉장히 국가주의적인 감각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지금 일본에서 매일같이 납치 문제에 관한 보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 ''나는 몹쓸 존재다, 내 존재가 문제인 거다''라고 말하고 그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 떨면서 상담할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 파괴되어가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다시 말해 조선학교나 민족단체 같은 곳은 피난처 같은 기능을 담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있는 사람은 그 안에서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런 공동체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아픔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우리 학교>라는 영화가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우리학교>라는 영화가 한국사회 내에서 호평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그려진 것처럼 민족집단이 일본사회 안에서 화석과도 같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의 첫 번째 책임은 한국정부가 철저하게 탄압하고 억압했던 부분에 있다. 그리고 그렇게 일본에서 화석과도 같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가 잃어버린 민족적 감성이라든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향수와도 같은 걸 느끼는 한국사람들에게 슬픔마저 느낀다. 왜 이 시대에 치마 저고리를 입고 학교에 가야 하는가. 그 학교 남학생들은 양복같은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데, 왜 여학생들은 지금 이 시대에 치마저고리를 입어야 하는가. 그 민족적인 상징. 여성에게 근대화를 허용하지 않았던 부분도 그 안에는 있다. 조선학교가 일본사회와 격리돼있다는 상황, 더불어 살아가지 못하고 격리돼있는 상황에 대해 향수 같은 것보다는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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