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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14년째 무감독 시험 보는 중학교 "부정행위 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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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산곡남중학교 ''화제''

    무감독 시험

     

    ''많은 눈속의 내 자존심, 지키자! 지키자!'' 인천지역에서 14년째 무감독 시험을 실시하는 중학교가 있어 화제다.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산곡남중학교(교장·이대신)는 3, 4일 이틀간 올해 처음 실시하는 중간고사를 무감독 시험으로 치른다. 이 학교가 무감독 시험을 치르는 것은 올해로 14년째.

    1994년 제3대 교장인 이형숙 교장이 제물포고교의 무감독 시험을 벤치마킹한 것이 계기가 됐다. 초기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으나 이후로 부임하는 교장들이 ''도덕과 양심교육은 어린 나이에 시작할수록 효과적''이라는 이 교장의 교육철학에 공감, 무감독 시험을 유지하면서 이제는 학교의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자리잡았다.[BestNocut_R]

    중학교 가운데 이처럼 지속적으로 무감독 시험을 치르는 학교는 이 학교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장은 "감독교사가 있을 때보다 무감독 시험을 치를 때 오히려 부정행위자가 없다"며 "보이는 힘보다 보이지 않는 힘이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무감독 시험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감독 시험이 이처럼 자리를 잡은 것은 무감독 시험과 연계한 이 학교 특유의 교육 프로그램과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선 이 학교는 무감독 시험을 치르기에 앞서 전교생이 학교 운동장에서 무감독 시험 결의대회를 갖는다.

    결의대회에선 학생들이 각 반별로 자신과 학교의 명예를 지킬 것을 다짐하는 피켓을 제작, 행사에 참가해 부정과 불의에 절대로 동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게 된다.

    지난달 27일 열린 결의대회에선 ''많은 눈속의 내 자존심, 지키자! 지키자!'' ''시험공부 열심히 하여 커닝유혹 벗어나자!'' ''NO SALE! 점수 몇점에 양심은 안팝니다'' ''양심성적, 진짜성적'' ''양심은 평생재산'' 등 톡톡 튀는 피켓 문구들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울러 시험에 앞서 학부모에게도 가정통신문을 보내 무감독 시험의 취지를 알리고 학생들에게는 학부모 서명을 곁들인 서약서를 받고 있다. 아울러 시험 당일에는 각 반별로 무감독 시험 규정을 지키겠다는 선서를 하고 시험이 끝나고 나서는 고사시 일어난 일에 대한 고사반성문을 쓰도록 하고 있다. 고사 반성문에서 부정행위자가 드러날 경우, 그 학생은 확인절차를 거쳐 무감독 고사 규정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큰 성과는 무감독 시험이 이 학교 학생들의 긍지로 자리잡았다는 점. 이 학교 3학년 이한솔 학생은 "다른 학교에서 실시하지 않는 제도가 무려 14년이나 유지되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럽다"며 "선생님들과 학교가 우리들을 믿어주고, 선생님들로부터 존중을 받는다는 생각에 시험감독 선생님이 계실 때보다 훨씬 부정행위에 대한 유혹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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