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태권V''가 30년만에 돌아왔다. 56m의 신장에 1,400톤에 달하는 몸무게, 시속 300km에 달하는 주행속도…. 무엇보다 우리 고유의 무술인 태권도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70년대 어린이들의 영웅이었다. 76년 1탄이 선보인 이후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한국의 어린이들을 흥분케했던 로보트태권V가 21세기 어린이들을 위해 2년 동안의 디지털 복원작업을 거친 후 18일 개봉됐다. 로버트 태권V의 아버지 김청기 감독을 CBS ''이슈와 사람''에서 만났다.
김청기
-소감이 어떠신가요?
▲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고 옛날 상황이 오버랩 되면서 아주 감회에 젖어 있어요.''''
-반응은 어떤가요?
▲ ''''부모들은 옛날 추억에 빠져있고 어린이들은 부모들이 그때 상황을 얘기해 줬는지 눈망울이 아주 반짝반짝하고 노래도 따라 부릅니다. 그때 상황이 재현되는 것 같아요.''''
외색만화 판치던 당시 태권V는 ''우리의 영웅''-30여 년 전 로보트 태권V가 개봉했을 때 극장 앞 풍경이 어땠나요?
▲ ''''당시 대한극장 앞에 육교가 있었는데 아이들과 부모들이 육교에 꽉 차서 교통정리도 하고 그랬어요. 줄이 엄청 길어서 다 수용을 못해 다른 극장으로 버스에 태워 옮기기도 했지요.''''
-개봉 때 보면서 눈물이 나지는 않으셨나요?
▲ ''''가슴으로부터 미어져온 게 있네요.''''
-본인의 영화를 후배들이 복원을 해서 다시 극장에 걸었는데, 복원된 작품이 좀 달라졌던가요?
▲ ''''물론 옛날 필름하고 훼손된 부분을 디지털로 복원한 것이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치 기적을 보는 것 같아요. 아련한 기억 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 태권V가 다시 이렇게 복원돼서 상영이 되고…. 마치 죽은 자식이 살아나서 다시 돌아온 것 같아요.''''
-디지털로 복원하면 색감이 차갑다든지 하는 차이는 있나요?
▲ ''''원래 색의 데이터대로 복원하니까 전혀 낯설지 않고, 원래의 것을 보는 것 같습니다.''''
-원판이 유실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다시 찾게 된 거죠?
▲ ''''복사본이 있었는데 그동안에는 그게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었지요. 그랬는데 영화진흥공사인가 하는 곳의 필름창고를 정리하다가 방치되어 있던 필름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 거에요.''''
태권브이
30년만에 디지털 복원 죽은 자식이 살아온 듯-감독님에게 로보트 태권V는 어떤 작품인가요?
▲ ''''자식 같은 작품이지요. 인생에 2번 지구가 제 주먹만 하게 생각되었던 때가, 큰 아이가 태어났을 때랑 로보트 태권V가 개봉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사랑받았을 때입니다.''''
-로보트 태권V를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 ''''그때 당시 어린이들에게 마징가의 폐해가 컸어요. 권선징악의 스토리로 해서 폭력이 난무하고, 일본 것을 우리말로 더빙해서 어린이들한테 보여준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거부감이 들고, 왜색을 상당히 터부시했었던 때고 해서 위기감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것을 만들어야겠다 하는 게당시 우리 애니메이션계의 공통된 정서였었고, 하면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이왕 우리 걸 만들 바에는 우리 고유 태권도를 로봇이 하면 재미있겠다는 발상이 떠올랐지요.''''
-모델이 이순신 장군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 ''''우리 스튜디오가 광화문 네거리 바로 뒤에 있었으니까 늘 점심 먹으러 나오다 보니 갑갑하던 차에 그때 당시 우리에게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였었고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했던 이순신 장군을 보고 어차피 우리 것을 만들 거면 저런 위용과 모습을 모티브로 가져와보자 한 것이 그렇게 알려진 거죠.''''
-그 당시 매우 큰 인기를 끌고 그 후에도 우뢰매 등이 큰 사랑을 받았는데, 지금은 우리 애니메이션의 위상이 매우 낮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 ''''비주얼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에까지 와있습니다. 우리 애니메이터들이 디즈니 작품 등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요하는 것들도 많이 소화를 했어요. 그런데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그만한 투자가 필요하고, 기획력과 스토리, 그리고 연출력도 더 배양해야겠지요.''''
애니메이션 기술은 최고 세계적 작품에 도전해야-지금 준비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나요?
▲ ''''로보트 태권V로 앞으로 30년, 100년을 가는 장구한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앞으로 시리즈 2, 3편 및 TV편으로도 계속 부활 프로젝트가 이어져 나갈 겁니다.''''
-그럼 줄거리가 달라지는 건가요?
▲ ''''물론 오늘날의 눈높이에 맞도록 세계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봐야지요.''''
-태권V가 예매 1위를 차지했는데.
▲ ''''우리 관계자들도 전혀 얘기지 못한 것이라 참 기분이 좋습니다.''''
※CBS 김현정PD의 ''이슈와 사람(표준FM 98.1MHz)''은 월~토 오후 2시 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