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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탄 테러 생존자 전원 귀국…'몸과 마음 상처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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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상자 15명 병원 입원…1차 귀국 15명 심리적 불안감 호소

     

    성지순례를 하다 이집트에서 폭탄 테러를 당한 진천 중앙교회 생존자들이 사고 발생 나흘 만에 모두 귀국했다.

    하지만 심각한 부상과 함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20일 진천군 등에 따르면 19일에 이어 이날 오후 진천 중앙교회 신도 15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신도들은 두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휠체어를 타거나 들것에 실려 모포를 얼굴까지 덮은 채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폭발음 때문에 생긴 난청과 흉통, 다리 쪽 부상에 괴로워했다.

    특히 일부는 부러진 뼈가 살밖으로 드러나거나 쇠구슬 파편을 제거하지 못해 아직까지도 피를 흘리는 상태였다.

    공항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15대의 구급차에 나눠 타고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던 서울대병원과 서울 아산병원으로 옮겨진 이들은 현재 정밀검사와 함께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을 찾은 이익상 진천 중앙교회 목사는 "한국으로 돌아와 마음이 놓인다"며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생각보다 상태가 더 어려운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진천군의 한 관계자는 "몇 명을 제외하고 대다수는 수술 없이 치료만 받으면 된다"며 "의식도 또렷한 상태여서 조만간 지역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상도 문제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트라우마 등 정신적 충격도 큰 문제다.

    크게 다치지 않아 하루 앞선 19일 귀국한 15명의 신도들도 별다른 외상은 없지만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귀국길로 이집트 현지에서 숨진 고 김홍열(63, 여) 씨의 분향소를 찾아 눈물을 흘렸던 이들은 교회 측이 준비한 병원 치료도 미룬 채 집으로 향했다.

    병원 치료보다는 우선 마음의 안정이 필요했던 것.

    하지만 꿈에서도 그리던 집에서의 하룻밤도 끔찍했던 테러 현장의 기억을 지우지는 못했다.

    차기호(57) 씨는 이날 청주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처음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잘 때 식은땀도 나고,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돌아가신 분이나 부상당한 분들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애써 위안했다.

    차 씨는 또 "큰 외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 후유증이 우려돼 아내와 함께 병원에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일부 신도들은 "사고 당시를 떠올리는 것조차 두렵다"며 굳게 입을 닫았다.

    19일 귀국자들을 대표해 기자회견을 가졌던 임정순(50·여) 씨 역시 "사고 직후 다친 사람을 응급치료하면서 숨진 사람들을 봤는데 너무 처참했다"며 "잠자리에 들면 이분들이 자꾸 생각이 나서 눈물을 흘리다 잠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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