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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모자(母子) 실종사건' 경찰, 母 차남 체포 조사 중(종합)



사건/사고

    '인천 모자(母子) 실종사건' 경찰, 母 차남 체포 조사 중(종합)

    경찰, 범행 동기와 시신 유기 장소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 집중

    실종된 어머니 김애숙(57·여) 씨와 형 정화석(32·장남)

     

    '인천 모자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남부경찰서는 22일 실종자 김애숙(57·여) 씨의 차남 정 모(29)씨를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로 다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1일 오후 6시 20분쯤 인천지법으로부터 차남 정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22일) 오전 10시 50분쯤 차남 정 씨를 체포했다.

    또 정 씨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집행됐다.

    경찰은 "차남 정 씨가 자살을 기도했고, 범죄의 혐의가 상당히 이유가 있는데다 출석에 불응할 우려가 있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피의자 정 씨는 어머니 김애숙(57·여) 씨와 형 정화석(32·장남) 씨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풀려난 지 1개월 만에 다시 경찰에 체포된 차남 정 씨는 현재도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2일 '모자(母子) 실종사건'의 용의자로 실종된 김 씨의 차남 정 씨를 긴급체포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체포 15시간여 만에 석방했다.

    경찰은 그동안 차남 정 씨에 대해 참고인 조사(4회), 자술서(1회), 피의자 심문조서 작성 (5회) 등 10여 차례 추가 조사를 했지만,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조차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차남 정씨가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모자의 시신 유기 장소 등 직접 증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 금전문제로 빚어진 범행 가능성

    어머니 김 씨는 미혼인 장남과 자신의 소유로 돼 있는 10억 원대의 원룸에 함께 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애초 알려졌던 차남 정 씨와 어머니 김 씨 사이에 금전 문제 등으로 빚었던 갈등도 김 씨 주변인들 증언으로 드러났다.

    실종자 김 씨의 친목계 회원인 A 씨는 경찰에서 "김 씨가 '지난 7월 20일쯤 둘째 아들이 아무런 말도 없이 출입문 번호 키를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와 5,000만 원~1억 원 정도를 해달라고 했다'며 '돈을 해주지 않으면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김 씨와 같은 교회에 다니는 B 씨는 "8월 9일 김 씨 집에서 구역 예배를 할 때 김씨가 '막내 아들 눈빛이 무서워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 막내아들이 계속 돈을 요구한다. 집 번호키를 바꿨다'는 말을 했다" 고 전했다.

    생활고와 채무에 시달려 온 피의자 정 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자주 빌리려 했고 도박장을 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정 씨는 지난 1년여 동안 32회에 걸쳐 강원랜드를 출입했으며 금융기관과 개인 등을 포함한 채무도 8,000여만 원에 달했다.

    게다가 실종된 두 모자(母子)의 사망보험금이 어머니 김 씨가 2,000여만 원, 장남 정 씨가 5,000여만 원인 것으로 확인돼 피의자 정 씨의 채무금액과 비슷한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 속속 드러나는 정황 증거들

    피의자 정 씨가 완강히 부인해 오던 형 소유의 차량을 직접 몰고 경북 울진을 다녀온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

    고속도로(동해IC→제천→군자IC) 통행료 영수증에서 피의자 정 씨의 지문이 2개가 발견됐다.

    또 울진의 모 식당 부근과 주유소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정 씨의 차량이 통과한 시간을 분석한 결과, 네비게이션 시간으로 51분인 구간을 무려 5시간 30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범인이 정 씨임을 짙게 하는 또 다른 정황들도 드러났다.

    사건 발생 3일전인 지난달 10~13일사이 정 씨는 면장갑, 청테이프, 표백제 등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의 행적이 끊긴 이후인 같은달 19일에는 어머니 김 씨의 금반지를 처분했고 다음날에는 형 소유의 뉴질랜드 화폐 300달러를 환전했다. 김 씨 집에 있던 등기권리증에서는 정 씨의 지문도 발견됐다.

    앞서 11일에는 정 씨는 PC를 포맷하고 휴대전화를 초기화 했다. 디지털 증거분석결과 PC에서 '가족간 명의이전 서류', '가족명의 주택담보대출', '인천 뉴질랜드 달러 환전' 이라는 검색어가 나타났다.

    실종된 형 정 씨 소유의 컴퓨터 모니터, 노트북, 카메라, 외장하드 등과 같은 기종을 검색 한 뒤 판매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범행 1개월 전에는 '살인'과 '실종' 등과 관련된 29편의 TV프로그램 영상물을 다운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 과학수사에서 나타난 수상한 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영상물 분석 결과에서도 수상한 점이 포착됐다.

    김 씨 집 주변 모 주유서 부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사건발생 후 장남 정 씨 소유의 차량이 출발하는 모습이 찍혔다.

    국과수는 영상물에 나타난 차량의 모습을 보고 운전자만 탔는지, 적재물까지 실렸는지를 분석했다.

    뒷좌석과 트렁크에 각각 125kg(김 씨 55kg, 형 73kg )의 무게를 실어 각 50회씩 차량을 지나도록 한 뒤 찍힌 영상물을 분석한 결과, 96% '적재물이 실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결과를 모르는 상황에서 영상물을 보고 적재물이 실렸는지 여부를 묻는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 '에서는 91.7% '적재물이 실려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적 압박을 느낀 차남 정 씨가 자살을 시도해, 체포영장 발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했다.

    피의자 심문조서를 작성하기 위해 경찰은 정 씨에게 지난 18일 오후 3시까지 출석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제시간에 정 씨가 출석하지 않자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정 씨 집 들어가 목에 통증을 호소하는 정 씨와 자살을 시도한 흔적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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