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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의 수익구조, 건설노동자를을 병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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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진 자의 수익구조, 건설노동자를을 병들게 한다

    [변상욱의 기자수첩]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7월 30일 서울 방화대교 남단 접속도로 건설공사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근로자 2명은 모두 50대의 중국 동포. 다친 사람도 중국 동포이다. 인부들은 하도급 건설사 소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동포 노동자들은 우리말로 쉽게 통할 수 있고, 정서도 우리와 비슷해 현장에서 쉽게 채용된다. 건설현장 역시 자재나 작업 방식에서 조립식이 많아지며 전문기술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한다.

    대형 건설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하청업체들로서는 저임금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니 고용하는 추세이다. 중국 동포 역시 특별한 기술 없이도 시급이 괜찮고 일도 바로 배울 수 있어 건설현장으로 몰린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등록 외국인 95만 4,400명 가운데 중국 동포느 33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 다음은 중국인으로 15만 5천 명 수준.

    중국 동포들의 건설 현장 취업이 늘어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인력송출 브로커 때문이다. 최근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검거된 중국 동포 김 모씨의 경우 중국 현지 알선책으로부터 사람들을 넘겨받아 숙식을 제공하고 자신이 반장으로 일하고 있는 도내 건설현장에 직접 취업시켜 오다 검거됐다.

    적발된 중국인들은 의료관광 또는 인센티브 관광을 빙자하거나 단체 관광객인 것처럼 위장해 불법 입국했다. 건설현장의 인부팀장들(흔히 인부다시라고 부른다)은 불법 소개업을 겸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인부다시’들이 외국인만 골라 취업시킨 뒤 하루 2~3만 원 이상의 높은 중개수수료를 챙기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수도권 지역 건설현장에서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대거 일감을 차지해 주변의 우리 노동자들은 일감을 못 찾거나 강원ㆍ충청 등 지방 현장까지 찾아다닌다고 호소하고 있다. 아니면 부담스런 중개 수수료를 물어가며 취업하는 사례도 많다한다.

    종합해 보면 젊은 우리 노동자들은 건설현장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건설현장은 중국 동포들을 선호하고, 여기에 브로커가 기승을 부리며 외국 노동자들을 알선한 뒤 수수료를 챙기고, 그로 인해 나이 든 우리 노동자들은 일거리를 찾으려 해도 일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을 두고 중국동포 등 해외 노동자들이 우리 일감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원망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중국 동포 노동자들이 건설현장을 집어 삼키는 게 아니라 중국 동포 노동자들이 있어야 건설사, 하청업체 고용주와 중간 브로커들이 지기들 이익을 최대한 보장 받을 수 있는 인력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가진 자의 수익 구조가 건설현장을 망쳐

    중국 동포 노동자들 역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브로커에게 사기 당하기도 하고 불법 체류를 신고하겠다는 협박에 돈을 뜯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법무부 출입국사무소 소속 단속 공무원으로 가장해 해외 노동자들을 납치하다시피 데려다 가둔 뒤 강제출국 조치하겠다고 협박하며 금품을 가로 챈 폭력배들이 검거됐다.

    또 서울 강남에 ‘국제의료복지협회’라고 해외 노동자들을 보살피는 단체인 것처럼 위장단체를 차려 놓고 가입하면 곧바로 합법적 체류가 가능하다고 속여 수천만 원을 뜯어낸 일당도 있다. 중국동포 노동자들은 수백만 원 씩 내고 얻은 건 교통카드 한 장 뿐이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억압과 차별, 폭력과 사기범죄는 한국 사회의 폐쇄성과 자본주의의 야만스러움을 드러내는 것.

    8월 1일자 아침 신문의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국동포면 얕보고 강압적 지시… 위험한 일 도맡아도 대우 못 받아”
    “중국동포 건설노동자 김씨 “한국서 돈 벌려면 무조건 복종” - 경향
    “死地로 내몰리는 中동포 “일하다 다쳐도 産災신고 못해” - 동아

    중국동포의 경우 이제 농업과 어업에도 상당수가 진출해 있다. 어업 노동자의 경우는 컨테이너나 폐가에서 생활하는 등 환경이 매우 열악해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어업 분야에 연수생으로 와서도 조업 기술을 배우기보다는 허드렛일에 투입되는 부실한 연수제도가 방치돼 있다.

    함께 살게 된 외국인은 늘어나는데 우리는 아직 다문화 사회, 서로 다른 인종간의 사회통합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미약하다. 결혼이민자, 중국 동포, 외국인 노동자 등을 모두 포용하는 균형 잡힌 정책과 정책 홍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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