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이하 현지시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암투병 끝에 사망한 이후 수도 카라카스는 비교적 평온함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집단적인 소동이나 혼란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6일 오전 1시를 넘어 카라카스 외곽 국제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도로 곳곳에는 순찰차들이 배치돼 있을 뿐 차량 통행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시내에 진입한 뒤로도 행인이나 운행하는 차량은 극히 드문 편이었다.
카라카스 시내까지 기자를 태워준 택시기사는 "너무도 조용하다"면서 "차베스가 숨진 뒤로 별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산층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알려진 시내 중심 주택가의 상점과 음식점들은 차베스 사망소식이 전해진 뒤 일찌감치 영업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지도자의 사망소식을 전해들은 차베스 지지자들이 격한 감정을 거리 곳곳에 퍼부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날 오전도 카라카스 시내는 평소와 크게 다른지 않은 모습이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차베스 사망과 관련해 국민에게 침착한 대응을 주문하며 7일 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였다.
모든 학교가 주중 휴교에 들어갔으며 공공기관도 업무에서 일시 손을 뗐다.
조문 정국이라 극단적인 폭력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망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뒤로 주요 공공기관 건물들이 모여있는 옛 도심에서는 폭력 행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전날 대법원 주변에서는 차베스 건강정보를 요구하며 일주일 넘게 연좌시위를 벌여온 대학생들이 총기를 든 남성들로부터 위협을 당했다.
시위를 이끌어온 가비 아레야노는 "그들이 모든 것을 태웠다"며 총은 쏘지 않았지만 오토바이에 탄 남성 4명이 총을 든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8일 차베스가 쿠바에서 귀국한 뒤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카라카스 군병원 밖에서도 성난 시민들이 외신 기자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콜롬비아 ''RCN'' TV의 안드레아 렌히포 기자는 "그들(시민들)이 우리를 헬멧과 막대기로 때렸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기자가 머리에 부상한 채 피를 흘리는 모습을 방송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옛 도심 지역에서 차베스 지지자들의 대규모 추모 행진이 예정돼 있어 집회가 어떤 양상으로 흐르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