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에 달하는 도박빚을 갚기 위해 국내에서 마카오로 건너가 한국인 여성 환전상을 목 졸라 살해하고 돈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도박장에서 만나 친하게 지내던 안모(38)씨와 허모(29)씨는 2억원에 달하는 도박빚에 시달리던 중 솔깃한 소리를 들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39.마카오 환치기상)여인과 전화통화에서 "마카오에서 친하게 지내는 A씨(여. 45.마카오 환치기상)의 집에 거액의 현금이 있다"는 것.
안씨 등은 마카오 현지에 있는 김씨와 단 2~3통의 전화통화로 A씨를 살해하기로 공모하고 지난달 7일 인천공항을 통해 마카오로 출국했다.
이후 현지에서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 모자와 장갑, 테이프 등을 구입하는 등 범행을 준비했다.
A씨를 살해할 기회를 노리던 이들은 2차례나 A씨의 아파트로 진입했지만, 한번은 순찰중인 경비원과 마주쳤고, 또 한번은 A씨가 지인과 함께 있어 실패했다.
호시탐탐 상황을 살피던 안씨 등은 9일 밤 8시 50분쯤, A씨에게 "환전 거래를 하자"고 전화를 걸어 아파트 밖으로 유인했고, A씨의 집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A씨를 끌고 방안으로 들어가 목졸라 살해했다.
또, 집안에 있던 현금(홍콩 달러 50만 달러, 한화 7천만원 상당)과 여권, 휴대전화 등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조사결과 안씨 등은 현지 환치기상인 김씨가 아파트 출입문 비밀번호 등 정보를 제공해 현지 고급 아파트에 쉽게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와 허씨는 부산지역 도박판을 전전하며 무려 2억원의 빚을 지게됐고, 이번 살인사건을 위해 처음으로 해외에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환치기상 김씨는 국내와 마카오를 오가면서 도박을 하다 2억 7천만원 상당의 빚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estNocut_R]
경찰은 관내에 마카오 살인강도 용의자가 배회하고 다닌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에 착수해 이달 2일 오후 부산의 한 모텔에 있던 안씨를 붙잡았고, 같은날 필리핀 세부로 출국하려던 허씨를 김해공항에서 붙잡았다.
범행후 한국으로 귀국해 도피생활을 하던 김씨는 5일 오후 부산 연제구에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현장을 직접 조사하지 못했는데도 인터폴, 현지 주재관과 공조해 사건의 중요 증거인 CCTV 화면과 현장사진, 피의자 DNA를 신속하게 확보해 자짓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 피의자들을 모두 검거했다"며 "국제 공조수사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마카오 현지 40대 여성 환전상을 목졸라 살해하고 거액을 훔친 혐의(강도살인)로 안씨와 허씨,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