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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수부대의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에 사용된작전명 ''제로니모(Geronimo)''를 둘러싼 논란이 미 원주민(아메리칸 인디언)들의 계속된 반발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9세기 인디언 아파치족의 추장이었던 제로니모(1829-1909)의 후손은 뉴멕시코주 일대에서 지금까지도 추앙을 받고 있는 인물을 테러리스트의 두목인 빈 라덴에 견주어 작전명을 붙인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제로니모의 증손자인 할린 제로니모는 5일 상원 ''인디언 문제 위원회''에 제출한성명에서 "빈 라덴을 사살 혹은 생포하는 군사작전에 단순히 이름을 붙인 것이든, 빈 라덴 자체에 대한 암호명으로 사용한 것이든 이것은 말도 안되는 실수이자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할린 제로니모는 또 작전명을 제로니모로 지은 것은 "역사를 거꾸로 세우는 일"이라고 흥분하면서 "위대한 인간 정신과 미국 원주민 리더를 욕되게 하는 일"이라며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베트남전에 두차례 배치됐던 그는 역사의 기록을 위해 ''제로니모''라는 작전명이 미 원주민들에게 모욕을 줬다는 사실은 남겨놓되, 모든 정부기록물에서 ''제로니모''라는 작전명을 삭제할 것도 주문했다.
워싱턴에 있는 미 원주민 권익단체 ''모닝스타연구소''의 수전 숀 하르조 회장은 이날 상원 ''인디언 문제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인디언 문제 위원회'' 위원장인 대니얼 아카카(민주.하와이) 상원의원은 "(빈 라덴 사살이라는) 승리로 미국은 이번에 하나로 뭉칠 수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잘못된 이름(작전명)이 선택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제난민 관련 행사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빌 리처드슨 전 멕시코 주지사는 제로니모 추장이 미국 원주민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좀더좋은 이름을 고를 수 있었다"고 가세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과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반드시 설명은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제로니모'' 작전명 파문이 예상 외로 커지자 실제 작전명은 ''잭팟(jackpot)''이었고, ''제로니모''는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임무 완수''의 신호였다고 해명하며 파문진화에 나섰지만 미 원주민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