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화성과 용인의 한 체대에서 조교와 선배들이 후배를 폭행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는 운동을 하는 체대 학생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돼버린지 오래다. 선배에게 맞고 또 다시 후배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악순환의 고리. CBS노컷뉴스는 대학내 폭력실태와 함께 대안을 3회에 걸쳐 집중취재했다. [편집자 주]
"체육대학 내 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물론 정부조차 대학 내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학교측의 총체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조교가 학부생을 폭행해 물의를 일으켰던 경기도 화성의 한 대학 체육학과는 언론 보도 직후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학부생을 폭행했던 해당 조교는 파면됐고 학과 학부장은 면직과 감봉 3개월이라는 처분이 내려졌다.
후배 폭행 파문이 일었던 용인대 경호학과도 가해 학생 6명에 대해 무기정학 등의 징계를 내리고 학교 내 학생인권지킴이를 만드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체대 내에서 폭력을 용인하는 인식이 없어지지 않는 한 체대 폭력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체대는 원래 그런 것''이라는 인식을 학생들뿐 아니라 교수들도 가지고 있다는 것. 때문에 교수들이 폭력을 묵인하거나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체대 졸업생 임 모(27)씨는 "교수들이 군기를 잡으라고 조교한테 시키는 경우가 있다"며 "조교가 아무리 바뀌어도 교수가 바뀌지 않는 이상 관행은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학과 박 모(26)씨도 "교수가 조교한테 애들 관리 안하냐고 한 마디 던지면 조교 입장에서는 욕 듣는 것과 같기 때문에 기분이 나빠져 애들을 때린다"며 "교수들이 조장하는 것도 없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 내 폭력 사건에 대한 정부의 인식도 한심한 수준이다.
주무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폭력 근절을 위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대학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선을 긋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대학 선진화 관계자는 "폭력 사건이 문제라는 인식은 있지만 교과부가 나서서 징계 방안을 내놓는 것은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해당 학생을 징계하는 일은 대학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초중고 학생과 달리 학생은 다 큰 성인이고 폭력 문제도 개인간의 일"이라며 안일한 문제 인식을 보였다.
학생들은 "고등학생도 있는 ''인권''이 대학생들에게는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체대 졸업생 정 모(27)씨는 "고등학생도 인권 조례다 뭐다 해서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고 있는데 대학생이 ''집합'' 안 나왔다고 맞고 군기 잡고 하는데 얼마나 웃기냐"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학교와 학생, 정부의 총체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체육시민연대 허정훈 집행위원장은 "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학 행정 당국이 폭력 문제를 직시하고 관리 감독 책임을 다 해야 한다"며 "잘못된 의식과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희준 동아대 생활체육학과 교수도 "체육과 일부는 학생들을 때리는 데 전혀 죄의식이 없다"며 "이같은 인식을 바꾸기 위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법적으로 대응하는 등 강력히 응징해야 학생이든 교수든 ''뭔가 잘못됐구나''라는 인식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