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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너무 호화"…주민들 "세금으로 지은 시설과 경쟁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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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개장 예정인 해운대 공군호텔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군인 휴양시설로는 지나치게 호화로운데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기로 하면서 지역 숙박업소들과 신경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 해운대 해변도로 바로 앞에 공군호텔이 들어선다.

공군 측은 다음달 초순, 부산 해운대 우동 글로리 콘도 옆 1만 5천㎡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6층 규모의 ''공군 해운대 그린 나래 호텔''을 연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호텔 객실 19개와 콘도 54개, 예식장과 편의점, 노래방, 스카이라운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건물 신축비용은 땅값을 제외한 순수 건축비만 307억 원으로, 공군 단일 휴양 시설 중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

호텔은 군인 가족들에게 일순위로 객실을 대여한 뒤 남는 객실은 일반인들이 숙박할 수 있도록 하고 구체적인 가격책정에 들어갔다.

공군 측은 초기 투자비용이나 수익사업 용도인 점을 감안해 숙박료를 인근 레지던스 호텔이나 콘도보다 약간 비싼 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에서 예산을 모두 투입하기 힘들어 일부 육군의 예산도 끌어와 나래호텔은 공군, 육군 모두 다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객실 수 등을 고려한 뒤 이번 주중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지만, 다른 지역의 공군 휴양소와 인근 콘도보다 가격은 높게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광특구인 해운대 한복판 금싸라기 땅에 호화스럽게 들어선 공군 호텔을 보는 주변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일단 건물 외벽은 통유리로, 연회장 내부에는 값비싼 샹들리에로 꾸며져 있는 등 겉으로 보이는 외양이 군 휴양시설로는 지나치게 사치스러운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관광객 이수민(43) 씨는 "건물이 으리으리해서 어느 호텔인지 궁금했는데, 공군 호텔이라는 소리를 듣고 놀랐다"면서 "군인들이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건물 자체가 너무 호화스럽고 인근의 다른 호텔들과 달리 도로와 건물 사이에 여유 공간이 없어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고 불안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일반인을 상대로 비싼 숙박료 장사를 한다는데 대해서도 시민들은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고, 주변 숙박업계는 업계대로 국민 세금으로 지은 시설로 자신들과 영업경쟁을 한다는데 불만을 터뜨리는 분위기다.

국가를 위해 봉사한 군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휴양시설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 한 가운데에 자리잡으면서도 시민정서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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