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탈출 훈련에 참가한 한성항공 1기 승무원들. 정유리, 김지영, 김은정(아래 왼쪽부터)박희선, 박배혁, 강은주(윗줄 왼쪽부터)(이태경 인턴기자/노컷뉴스)
25일 밤 비상 탈출 시현 시험을 무사히 마친 (주)한성 항공의 승무원들은 한결같이 밝은 얼굴이었다. 이제 한달도 안남은 첫 운항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마솥 더위도 잊은 표정들이다.
중복이 불과 한시간도 남지않은 가운데 이들은 땀범벅속에서도 마냥 즐거워 했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중복 더위는 먼나라 이야기테스트에 참가한 정유리 씨(24)는 지난 2주간 땀으로 뒤범벅이 된채 훈련해 온 과정의 결과가 좋게 나온데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지난 6월 초 대학졸업을 한학기 남겨둔채 일치감치 1000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17명중 한명으로 선발됐지만 비행기 한 대도 없이 지상교육과 이론 교육을 받으며 ''앞으로 비행하는 것 맞나?''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정씨를 포함해 모든 직원들이 기다리던 첫 비행기가 청주공항에 들어오자 마치 가슴속에 소름같은 전율이 일면서 ''이제 정말 승무원이 되는구나''를 실감했다고 한다.
호텔에서 근무하다 창공을 누비는 승무원의 역동적인 모습에 반해 승무원에 지원했다는 박배혁 씨(29)는 "2주동안 훈련하면서 3kg이나 빠졌다"면서 "여자친구 한테 혼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성항공 1호기와 함께 승무원 1기생이 되면서 창립멤버가 된 이들 승무원 중에는 대한항공에서 나와 새롭게 시작한 3명이 포함돼있다.
김지영(27), 박희선(25)씨는 "큰 항공사에서는 수많은 동기속에 묻혀 나 자신의 존재감도 약하지만 여기서는 창립 기수로 뭔가 회사와 함께 해 나간다는 자부심이 생겨서 좋다"고 입을 모은다.
불가마 찜질방 같은 기내에서 비지땀 맏언니 격인 김지영 씨는 "비행기에 에어컨도 켜지 않은채 오전 9시부터 해질때까지 2주간 훈련하면서 마치 불가마 찜질방 같았다"면서 "모든 승무원들이 장안의 화제를 일으킨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이 뭔지도 모른채 비행하는 날만 기다렸다"고 말했다.
사진모델 출신이면서 승무원이 좋아 일을 시작했다는 김은정 씨(25)는 "수적으로 아직 적어 가족같은 끈끈함이 있어 너무 좋다"면서 "이런 환상의 호흡으로 운항한다면 승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자신있어 했다.
승무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하는 강은주 씨(25)는 "기존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안전에 더해 아직은 공개할 수 없지만 비행기를 타면 승객들이 즐거워하실만한 또다른 준비(?)를 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살짝 귀띰 했다.
아시아나 항공이 조종사 파업을 이날로 8일째를 넘기며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마당에 100명도 채 안되는 소규모 저가항공사 임직원들이 한여름의 무더위를 견디며 첫 운항이라는 부푼 꿈을 갖고 함께 땀흘리며 힘껏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청주=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사진=이태경 인턴기자 socio9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