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 싣는 순서 |
① "농촌이 쉼터라고요? 제겐 최고의 '사업 무대'입니다" ② 쫓기던 서울살이 '로그아웃'…파도와 가족이 있는 로컬 '로그인' ③ "지방에서 살아볼래?"…청년과 지역 잇는 '베이스캠프' ④ 덩치 키우면 다 해결될까?…지방선거가 답해야 할 '소멸'의 해법 (끝) |
▷ 1~3편 기사에서 인구감소지역을 채우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세요. 영상은 유튜브 '노컷잇슈' 채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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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의 스마트팜에서 농업의 고도화를 증명하고 있는 김영웅 대표(1편), 보령에서 경쟁력과 여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서원상 대표(2편), 그리고 지역에 뿌리내리며 겪은 어려움을 자산삼아 청년들의 든든한 정착 '동반자'가 된 김만이 대표(3편)까지.
대전CBS가 만난 청년들은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동시에 이들의 빛나는 성취가 소수의 특별한 성공담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의 일상으로 자리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과제도 남겼다.
하나의 해답을 '행정통합'과 '작은 지역의 자치권 회복'의 교차점에서 찾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지역에서는 나온다.
충남 3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1월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전 통합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모습. 김정남 기자"빨려 들어갈 것"…통합 논의에 웃지 못한 '작은 지역들'
올해 초 정치권을 중심으로 행정통합 논의가 급박하게 이뤄지자 지역에서는 우려 또한 만만치 않았다. 같은 충남 안에서도 인구 규모가 큰 지역과 작은 지역 간 불균형이 있는데 행정통합이 이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걱정이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박진용 상임공동대표는 "지역의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만들고 그걸 지역 발전 전략으로 삼는다면, 충남에서는 천안·아산 정도는 그림이 그려지지만 충남의 나머지 중소도시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충남 홍성지역 단체인 마을학회 일소공도의 강윤정 사무국장은 경남의 '마창진(마산·창원·진해)' 통합 사례를 들며 "가장 규모가 컸던 창원을 중심으로 마산과 진해가 빨려 들어가는 현상을 저희는 지금도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충남의 기초의회에서도 행정서비스의 접근성이 더욱 떨어지거나 도시 위주 정책에 밀려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 김정남 기자·캠프 제공행정통합 속 시군 설 자리는…충남지사 후보들에게 들어보니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행정통합은 충청권의 여전한 화두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나온 이 같은 우려들에 대한 충남지사 후보들의 관점과 대응이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수현 후보는 충남의 미래를 위한 행정통합의 흔들림 없는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충남 인구의 64%, GRDP의 75%, 사업체 수의 58%가 천안·아산·당진·서산 4개 지역에 집중돼있고 나머지 작은 부분을 11개 시군이 갖는 등 충남 내부의 불균형도 매우 심각하다"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방안으로서도 행정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민주당 충남지사 경선에서 경합했던 나소열 경선 후보가 "시군이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충남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내건 '자치분권 2.0'에 대한 연대 의지도 밝혔다. "충남의 모든 지역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고 고르게 성장하는 미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김태흠 후보는 중앙정부의 실질적인 재정과 권한 이양을 전제로 한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시군 단위에서 나오는 우려에 대해서는 행정통합으로 시군 경계가 '유연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접근한다. 시군 경계에 매몰되는 대신, 생활권이 비슷한 권역 내 긴밀성을 높여 장점과 특색을 잃지 않고 고르게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 내 특정 지역 쏠림을 막기 위한 권역별 특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재정·권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예를 들어 네 사람이 한 집에 살게 된다고 했을 때도(행정통합) 각자 독특하게 활동할 수 있는 재정이 필요하고 스스로들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진정한 지역 생존, 지도의 가장 작은 단위부터 빛나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인 요구도 나온다. '읍·면 자치권 확보를 위한 풀뿌리 공동행동'은 위기의 근본적 해법을 '읍·면 자치권 회복'으로 보고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나섰다. 지역의 작은 단위에서부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농촌 개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소멸을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 공동행동은 '하향식(Top-down) 정책'을 꼽는다. 이 같은 구조로는 1176개에 달하는 전국 면 지역의 특수한 사정을 세밀하게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프랑스나 스위스, 독일 등에서는 수천 명 규모의 읍·면에서도 실질적인 주민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1949년 최초 지방자치법 제정 당시에는 읍·면이 행정의 말단이 아닌 기초자치단체였다며, 주민이 직접 계획하고 집행하는 '작은 자치'의 구현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앞서 대전CBS가 만난 청년들이 지역의 빈틈에서 기회를 발견했듯, 지역 문제는 그곳에 사는 주민이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는 관점이 여기에 담겼다. 진정한 지역 생존의 길은 지도의 가장 작은 단위부터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온전히 돌려주는 데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