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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쉼터라고요? 제겐 최고의 '사업 무대'입니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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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농촌이 쉼터라고요? 제겐 최고의 '사업 무대'입니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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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최근까지 추진된 '행정통합'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 '작은 지역'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된 거대화의 흐름 속에서, 작은 지역들은 도리어 흡수와 소멸을 걱정해야 했다. 행정통합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가운데, 지역의 가치를 어떻게 보존할지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있다.
    대전CBS는 위기의 동네로 불리는 작은 지역에서 단단히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작은 지역'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이 지역들이 앞으로 어떻게 다뤄져야 할지 모색해본다.

    [인구감소지역의 재발견①]


    ▶ 글 싣는 순서
    ① "농촌이 쉼터라고요? 제겐 최고의 '사업 무대'입니다"
    (계속)
    농촌을 향한 흔한 시선은 둘 중 하나다. 팍팍한 도시 삶의 도피처이거나, 낭만적인 쉼터이거나. 하지만 충남 부여군에서 딸기 스마트팜(지능형 온실)을 운영하는 김영웅 대표에게 농촌은 '최적의 사업 무대'였다.
     
    인구가 줄어드는 이른바 '인구감소지역'에서 그는 자동화 제어 장치를 만지며 성공이라는 열매를 맺고 있다. 그가 농촌을 선택한 이유는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철저한 분석의 결과였다.

    김영웅 대표가 농장에서 활용하는 자동 제어 시스템(Programmable Logic Controller·PLC)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김영웅 대표가 농장에서 활용하는 자동 제어 시스템(Programmable Logic Controller·PLC)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

    철저한 계산 끝에 택한 '사업', 농업

    사업의 길을 모색한 김영웅 대표는 창업 항목을 정하기 위해 자본, 인맥, 정부 시책, 기술이라는 네 가지 기준을 두고 여러 사업을 점수화했다고 했다.
     
    여러 선택지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다름 아닌 '농업'이었다.
     
    김 대표에게 귀농·귀촌은 도시에서 쌓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는 직장생활과 학교에서 배운 공학 지식을 농장에 그대로 적용했다.
     
    특히 그가 산업 현장에서 다루던 자동 제어 시스템(Programmable Logic Controller·PLC)가 농장에서도 활용되고 있었다. "산업 현장도 농업 현장만큼 컴퓨터가 생존하기 위한 환경이 불리하거든요. 습도가 높다거나 번개가 치는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산업용 장비가 농업 현장에서도 도움이 됩니다"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또 기계가 고장 났을 때 직접 고치고, 장비의 정밀도를 파악해 수명을 늘리는 그의 기술적 역량은 농장 운영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딸기'는 김 대표가 갖고 있는 강점인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볼 수 있는 작물이자 시장 규모도 커서 도전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과일이라서 선택한 것이기도 합니다. 좋아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할 수가 없어요." 김 대표는 덧붙였다.
     
    김영웅 대표의 스마트팜 전경. 김 대표는 농업이 규모화·첨단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기회 창출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정남 기자김영웅 대표의 스마트팜 전경. 김 대표는 농업이 규모화·첨단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기회 창출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정남 기자

    "부여는 모든 것이 농업에 맞춰진 최적의 환경"

    수많은 지역 중 부여를 선택한 이유 역시 명확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는 그 분야가 가장 활성화된 곳으로 가야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온실 형태 농업 면적 전국 1위. 지역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행정기관의 지원이나 재난 발생 시의 대처가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하고 체계적이라는 점 역시 부여의 '매력'이었다.
     
    특히 부여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청년 임대 농장'은 김 대표를 비롯해 영농 기반이 없는 '창업농'들에게 훌륭한 디딤돌이 됐다. 1년에 30만 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400평 규모의 최신식 온실을 빌려 2년간 운영해보면서 이 사업이 정말 본인에게 맞는지 경험해보고 실패의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저와 같이 창업으로 농업을 시작한 경우에는 20년이 지나면 1% 정도만 살아남는다는 통계가 있더라고요. 저도 농사를 지어본 적은 없으니까 막막했는데, 임대 농장에서 실제 경험도 해보고 꿈을 구체화할 수 있어 굉장히 도움이 됐습니다"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농업기술 개발 등에서도 열의와 관심이 높다며, "시설 농업을 시작하기에 부여는 상당히 유리한 장소"라고 말했다.

    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이미지

    소멸 아닌 고도화…지역의 다양성이 삶의 다양성으로

    이런 가운데 '쇠퇴'의 이미지로만 대표되는 지역의 이미지가 김 대표는 안타깝다. 특히 현재 농촌의 상황을 사람의 손길을 덜 타면서도 수익성은 높아지는 '고도화'의 단계로 진단하며, 청년들의 유입을 통해 농업이 규모화·첨단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기회 창출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농업인에 대해서도 "단순히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해 식량을 생산하면서도 먹고살 만큼 버는 사람으로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직업이 다양해지고 지역이 다양해지면, 삶의 다양성으로도 이어지는 의미도 있다고 봤다. "예전에는 다 '사'자 직업을 가지라고 했는데 이제 조금씩 달라지고 있잖아요. 다들 '서울', '서울' 하지만 나라는 사람은 서울이 좋은가 아니면 자연에 가까운 게 더 좋은가를 생각해서 자연을 선택하는 방식도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이 뒷받침됐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진정한 의미의 지역 활성화란 결국 사람들에게 다채로운 생활 양식과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감소지역'으로 불리는 부여였지만, 김 대표에게는 치열한 도전과 능동적인 삶이 싹트는 곳이었다. 작은 지역이 가진 가치를 왜 들여다봐야 하는지, 김 대표가 '소멸의 땅'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증명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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