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오른쪽)·국민의힘 박완수 후보. MBC경남 유튜브 캡처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지사 자리를 차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18일 MBC경남 주최 첫 방송토론회에서 격렬하게 맞붙었다.
경제 책임론부터 시작한 양측의 충돌은 부울경 통합 방식, 공약 실현 가능성 등에 이어 정치적 아킬레스건인 드루킹과 내란 책임론까지 전방위로 확산하며 85분 내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우선 경남 경제의 현주소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지난해 경남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8%로 추락했다"며 "대한민국 전체는 플러스 성장을 했는데 경남만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빚을 낸 기업들의 연체율이 폭등하고, 폐업 자영업자가 급증했다"며 "전통시장에 빈 가게가 줄줄이 있고 민생 현장은 처참한데 박 후보가 내놓은 화려한 통계 숫자에 도민의 실제 삶이 가려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김 후보가 말한 마이너스 0.8%는 확정적 통계가 아니다. 국가데이터처에서 실험적 통계라고 해서 국가 승인 통계가 아니며, 이를 인용할 때는 반드시 유의사항을 명시해야 하는데도 밝히지 않은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는 "실험적 통계를 내는 이유는 지역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게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김 후보 시절 지역총생산(GRDP)이 5조 원 늘어났지만, 나는 4년간 33조 원을 늘렸다"며 "경남의 원전·방산·조선·우주항공 등 주력 산업이 활황이며 고용률과 실업률도 역대 최고·최저 수준인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말로만 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후보는 "2015년, 2016년은 조선업부터 시작해 모든 산업들이 어려울 때였다. 그 상황을 돌려세우려고 창원 국가산단을 스마트산단으로 바꾸면서 이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내수침체의 원인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김 후보는 현 도정이 정부의 정책적 흐름과 엇박자를 내며 파격적인 지원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고,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정부와 대통령의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우며 오히려 전임 정권과 중앙정부의 잘못된 정책 실패로 도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정면으로 응수했다.
박 후보는 "내수 침체는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과 가계부채 정책 실패로 소비 여력이 없어진 전국적인 현상인데 이를 전부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말장난이고 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경남의 개인 소득은 전국 최하위 수준인데, 전국적인 현상이라면 왜 경남만 이렇게 소득이 낮냐, 근로시간은 가장 길고 도민 지갑은 얇은 구조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지방 소멸 위기에 맞선 광역 통합 전략을 놓고도 두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와 '행정통합'이라는 각자의 카드를 쥐고 맞붙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추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의 폐기를 두고 박 후보의 책임을 몰아세웠고, 박 후보는 메가시티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행정통합의 당위성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왼쪽)·국민의힘 박완수 후보. 각 캠프 제공 김 후보는 "지방 소멸 위기를 막기 위해 다 만들어 놓은 부울경 메가시티를 박 후보가 지사 시절 폐기해 버렸다"라며 "경남이 부울경과 함께 혁신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박 후보는 "메가시티는 실체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실정법상 특별자치단체 연합이냐 행정통합이냐인데, 김 후보는 처음에 통합, 그다음에 메가시티 등 지금까지 말이 여러 번 바뀌었다"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행정통합을 제일 먼저 얘기한 적이 없다. 연합을 통해 통합으로 가자고 한 것이니 사실관계 왜곡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허위사실이 될 수 있다"며 "통합하지 않으면 2년 뒤에나 가능한 것 아니냐,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 사업, 메가시티를 만들지 않으면 지원받기 어려운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추궁했다. 박 후보는 "부울경 경제동맹이 특별연합보다 더 알차게 국비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부울경 메가시티 35조 원 폐기' 논란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확정된 금액도 아니고, 희망 목록에 불과한 것"이라고 했고, 김 후보는 "정부가 지원해 주겠다고 협약(MOU)까지 맺었다"고 일축했다.
농어촌기본소득 도비 부담 여부와 관련해 박 후보는 "지방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60%를 부과시켰고, 정부에 확약서까지 제출했는데 이미 다 약속한 것을 김 후보는 최근에 안 한다고 했다. 이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따졌다. 김 후보는 "도비 부담을 하지 않겠다고 공문을 보낸 건 사실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탈원전 이력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박 후보는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적극 주도한 사람인데 갑자기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가 "이번 정부 들어 원전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자, 박 후보는 "때에 따라서 말이 바뀐다"고 몰아붙였다.
우주항공청과 관련해 김 후보는 "우주항공청이 서부경남을 살리는 성과가 되려면 해수부 같은 식의 이전이 돼야 하지만, 사천에는 우주항공청만 달랑 와 있다"고 하자, 박 후보는 "330만 도민이 일치단결해서 가져온 것인데, 이것은 도민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경남지사 후보자 토론회. MBC경남 유튜브 캡처후보들의 민감한 과거 이력과 정치적 아킬레스건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충돌은 최고조에 달했다.
박 후보는 "여론조작은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김 후보의 '드루킹 사건'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사면받고 출소하는 날 '나는 처음부터 무죄'라고 했다. 아직도 무죄라고 하면 왜 무죄인지 설명해 주고, 아니라면 도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추궁했다.
김 후보는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과했고, 앞으로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가장 심각하게 파괴됐던 시기가 윤석열 정부"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하고도 집에까지 찾아가고 가까운 분 아니냐, 내란을 막지 못한 부분에 대해 도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민주당이 특검법을 만들어 오랜 기간 수사해서 기소할 내용이 없다고 하면 나한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란은 재판이 진행 중으로, 대법원에서 결정되면 그때 입장을 밝히겠다"고 맞받았다.
토론회가 이어지는 동안 "내 주도권 시간이다. 조용히 하라", "답변할 시간을 달라" 등 상대의 답변 시간을 제한하거나 말을 자르는 과정에서 언성이 커지는 등 마지막까지 주도권 쟁탈을 위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와 함께 경남의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아서 다시 침체의 길로 갈 것이냐 운명적인 갈림길에 선 선거"라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힘 있는 도지사 김경수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경남도가 과거처럼 도지사가 중도사퇴하고 어려웠던 도정으로 다시 돌아가느냐, 지속적인 성장을 해가느냐, 그리고 민주당에 의해 무너진 법치에 대한 견제 세력을 만들 것이냐, 안 만들 것이냐, 이 두 가지 중요한 변수가 이번 지방선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