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쿠싱. 한화 이글스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단기 소방수' 잭 쿠싱의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 가운데, 새 마무리 자원으로 우완 투수 이민우가 급부상했다.
오웬 화이트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 4월 4일 합류한 쿠싱은 오는 15일 계약 만료와 함께 한화를 떠날 예정이다.
쿠싱은 지난 한 달간 그야말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당초 선발 투수로 영입된 자원이었으나, 기존 마무리 김서현의 부진으로 불펜에 구멍이 생겨 곧바로 보직을 옮겼다.
불펜 전환 이후 쿠싱은 5경기당 3번꼴로 마운드에 오르는 강행군을 소화했으며, 그중 네 차례나 멀티 이닝을 책임지는 등 사실상 혹사에 가까운 기용을 묵묵히 견뎌냈다.
팬들 사이에서 '취업 사기'나 '보이스 쿠싱'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이 나올 정도로 가혹한 일정이었다. 그럼에도 쿠싱은 "팀이 원하는 역할이라면 무엇이든 익숙하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화이트의 복귀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쿠싱과의 짧았던 동행은 예정대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화는 고질적인 뒷문 불안 해결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다시 마주하게 됐다.
역투하는 한화 이민우. 연합뉴스기대를 모았던 김서현의 부진은 뼈아픈 대목이다. 김서현은 지난 7일 1군 복귀전에서도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4실점하며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7점 차의 여유 있는 상황에서도 구위를 증명하지 못한 탓에 그의 마무리 복귀 계획은 안개 속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온 이민우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2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특정 선수를 고정하기보다 상대 타선에 맞춰 기용할 생각"이라면서도 "일단 이민우가 (마무리 역할을) 많이 기다리게 될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민우는 실력으로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그는 이날 11-5로 앞선 9회말 등판해 키움 타선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풀타임 마무리로서의 경험과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있지만, 당장 쿠싱이 떠난 자리를 메울 가장 강력한 대안임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쿠싱이라는 임시방편으로 한 달의 시간을 벌었던 한화가 이민우라는 새로운 카드를 통해 근본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확실한 수호신을 확정 짓는 과정이 향후 한화의 순위 싸움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