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훈 방사선사와 최돈기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강릉아산병원 제공강릉아산병원 영상의학팀 김세훈 방사선사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한 시민의 생명을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귀감을 주고 있다.
12일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김세훈 방사선사는 지난 4월 26일 오후 5시쯤 강릉시 한 호텔 인근 도로를 지나던 중 한 차량이 도로 옆 도랑에 빠져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순간 차량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김 방사선사는 곧바로 운전하던 차를 갓길에 세우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당시 차량에는 최돈기(74씨)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고, 맥박과 호흡 역시 없는 심정지 상태였다.
119 신고를 마친 김 방사선사는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해야겠다고 판단했지만, 최 씨의 다리가 차량 핸들에 끼어 있어 소생술을 위한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좁은 차량 내부에서 최씨를 안전하게 차량 밖으로 옮긴 뒤 축축한 진흙 위에 무릎을 꿇고 곧바로 흉부 압박을 시작했다.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약 5분간 홀로 심폐소생술을 이어갔고,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최씨를 인계했다. 이후 최씨는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생사의 경계에 놓였던 환자는 병원 의료진의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했고, 김 방사선사의 초기대응 덕분에 지난 8일 뇌 손상 없이 무사히 두 다리로 걸어서 퇴원했다. 특히 최씨가 환자가 같은 병원 직원의 가족인 것으로 알려지며 주변에 더욱 큰 울림을 전하고 있다.
최씨는 "김세훈 방사선사님이 아니었다면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며 "가족들과 식사하고 웃으며 하루를 보내는 이 소중한 일상을 지켜주신 은혜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세훈 방사선사는 "눈앞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며 "환자분이 건강을 회복해 가족 곁으로 돌아가게 돼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