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간담회에서 답변하는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연합뉴스메르세데스-벤츠가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핵심 파트너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연이어 선택했다. 벤츠의 미래 전동화 로드맵에 'K-배터리'가 핵심 역할을 맡으면서,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상이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격상됐다는 평가다.
LG엔솔, LFP부터 원통형까지…누적 수주 25조원 달해
메르세데스-벤츠 측은 20일 "글로벌 자동차 산업 내 선도적 입지를 확고히 하고, 기술 협력망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핵심 협력사들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이 공시를 통해 발표했던 벤츠와의 배터리 공급 계약이 '차량용 LFP'라는 점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으로, 국내 배터리 기업이 독일 완성차 업체에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첫 사례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에 공급하는 물량은 총 25조 원 이상에 달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LFP배터리부터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 등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시장을 아우르는 벤츠의 핵심 공급망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양사는 2024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총 4건의 공급 계약을 발표했다. △2024년 10월 50.5GWh 규모 공급 계약 △지난해 9월 총 107GWh(미국 75GWh, 유럽 32GWh) 규모의 공급 계약 △지난해 12월 2조 600억 원 규모의 LFP 공급계약 등이다.
삼성SDI 역시 벤츠의 배터리 공급사가 됐다. 벤츠 측은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10조원대 대형 수주 계약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 배터리 업체가 벤츠로부터 확보한 수주 규모는 30조 원을 훌쩍 넘기게 됐다.
요르그 부르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멤버 및 최고기술책임자(CTO),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오전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배터리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벤츠-LG엔솔, 배터리 넘어 협력 강화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차세대 폼팩터와 케미스트리를 아우르는 전략적 협력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LFP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최초로 수주한 데 대해 가격과 품질 경쟁력 모두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인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 기업들과 수십조 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K-배터리에 대한 제품 신뢰도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독보적인 품질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시너지를 창출하며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요르그 부르저 메르세데스-벤츠 CTO는 배터리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 등 다른 부품에 대해서도 한국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부르저 CTO는 "LG가 직접 독일에 와서 저희 연구팀과 혁신에 대해 논의했다"며 "배터리에 국한된 게 아니라 LG는 중형 세그먼트에 새로 들어가게 될 하이퍼스크린 공급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날 처음 공개되는) C클래스 안에 들어갈 핵심 기술을 공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