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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직장된 택배…원청, 노동시간 단축 등 교섭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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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직장된 택배…원청, 노동시간 단축 등 교섭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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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원청교섭 쟁취 3차 릴레이 간담회
    서비스노동자들 한 목소리로 "원청 교섭 나서야"

    국회사진취재단국회사진취재단
    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CLS) 등에 원청 교섭을 제기한 택배노동자들이 살인적인 노동 환경을 규탄하며 사측의 책임 있는 자세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전국택배노동조합과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등 서비스 노동자들은 2일 '원청교섭 쟁취 3차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노조법(일명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진짜 사장의 교섭 책임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들은 업계 1위로 도약한 쿠팡의 고속 성장 이면에 하청 구조와 다단계 통제 시스템으로 빚어진 노동자들의 극단적 과로가 자리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살인적 노동의 핵심 원인으로는 상시적 고용 불안과 비용 전가 구조가 지목됐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쿠팡 CLS는 365일 배송, 야간 3회 배송 등 무한 속도 경쟁을 주도하며 세밀하게 서비스 지표를 관리한다.

    배송률이나 프레시백 회수율 등 특정 기준에 미달하면 계약 기간 내라도 언제든 배송 구역을 회수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클렌징 제도'가 대표적이다.

    매년 삭감되는 수수료와 늘어나는 차량 유지비 등 부대비용마저 개인이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탓에, 노동자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더 많은 물량을 짊어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호소한다.

    위수탁 계약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원청의 배송 애플리케이션과 메신저 등을 통해 지휘·통제를 받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전국택배노조 강민욱 쿠팡본부장은 "일 대 일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하지 않고 이제는 대리점의 관리자들을 팀즈라는 어플에 초대해서 사실상 한 단계 건너서 하지만 이전과 똑같은 지시와 통제를 하고 있다"라며 "하청에 있는 택배 기사들에게 고용 불안과 비용을 다 전가시킴으로 해서 이 시스템을 지탱하고 있고"라고 비판했다.

    이에 택배노조는 원청인 쿠팡 CLS와 CJ대한통운 등을 상대로 본격적인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의 핵심 요구 사항은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현장 노동 환경 개선, 택배 과로 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 합리적인 수수료 재조정이다. 구조적인 과로를 유발하는 건당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원청이 책임지고 대체 인력을 투입해 실질적인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무책임한 하청 구조와 원청의 교섭 회피는 비단 택배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가전통신, 백화점·면세점, 농협 유통 등 다양한 직군의 노동자들도 원청의 직접 교섭을 촉구했다.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감정 노동과 안전 문제에 무방비로 노출된 SK인텔릭스(구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 등 가전통신 노동자들은 자회사 교섭을 넘어 원청의 직접 고용과 임금 격차 해소를 요구했다.

    일방적인 연장 영업과 불규칙한 휴무로 일상을 잃은 백화점·면세점 판매 노동자들 역시 원청과 브랜드사, 노조가 참여하는 통합 안전보건 관리 협의체 구성과 정기 휴점 정례화를 촉구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이서영 사무처장은 "노동 시간들이 계속 불규칙하고, 휴무 계획도 제대로 세울 수 없다"며 "가족과 함께 쉬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휴식권이 박탈된 현장의 열악한 실태를 고발했다.

    이어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화장실 이용을 계속해서 자제해 달라는 요청은 들어오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직원이 아닌 것처럼 '명찰을 꼭 제거하라'는 요구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마저 내부 문건을 통해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최소화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사무처장은 "공기업조차 이렇게 하는데 사기업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농협유통노조 이동호 위원장은 농협 경제지주가 알짜 사업인 구매권을 독점한 채 계열사에 적자를 떠넘기는 현실을 지적하며 "수익도 권한도 지주사가 가지고 있는데 책임은 계열사가 전담하는 구조"라며 책임있는 교섭을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전날 기준 원청 414곳을 상대로 528건의 원청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중 단 26개 원청 사업장만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했다. 민주노총은 공고를 이행하지 않은 미공고 사업장 중 18개에 대해 시정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민주노총 전호일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아직도 책임은 없고 이익만 챙겼던 과거 향수에 빠져 있는 원청 사장의 모습"이라며 법 시행 이후에도 변함없는 사측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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