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이단대책위원장들이 이단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이단과 관련되지 않은 '특정 법안'을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졌습니다.
'한국교회 이단대책위원장 협의회'가 최근 몇 년 동안 추진해 온 이단 규정 표준안에 대해서도 교단 간 이견이 드러났습니다.
장세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이단대책위원장들이 모인 협의회.
그동안 회의를 열 때마다 새로운 이단 집단의 등장이나 해외 포교 동향 등을 알리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성명서 초안을 두고 시작부터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녹취]
- "이거 안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나오면…"
- "사무총장은 의견이 있으면 한번 돌려보고 결의는 여기서 하시는 거예요."
- "아니 그 때 안 하기로 결의했는데 왜 갑자기 성명서가 나와요?"
지난 26일 강원도 원주시 동문교회에서 한국교회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 2026년 제2차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장세인 기자논란이 된 성명서 초안의 제목은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한국교회 반대 선언'.
통일교와 신천지 등 이단사이비의 정교유착을 막기 위해 발의된 이 법안은 비영리법인과 종교단체가 정치나 선거 과정에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불법 개입할 경우 주무관청이 조사해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대위원장협의회에서 이 법안을 두고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정치 개입이란 모호한 잣대로 종교법인의 설립 허가를 취소할 수 있게 한다"며 반대 성명서 제안이 나온 겁니다.
성명서에는 또 해당 법안에 대해 이단사이비의 사회적 폐해를 방지한다는 취지는 정당하지만 반헌법적인 종교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교회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의 이름으로 규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에 일부 참석자들은 이단대책위원장이 모인 협의체에서 각 교단과의 사전 논의도 없이 세속 법안이나 정치적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적절하냐는 반론을 거세게 제기했습니다.
[녹취]
"(각 교단에서) 논의한 결과물을 가지고 와서 제가 우리 교단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있었고 우리 교단은 이런 입장입니다 라고 말을 할 수 있는데 이 자리에서 갑자기 논의하자고 그러면…"또 이단 피해 방지를 위해 마련된 법안을 한국교회 이단대책위원장 이름으로 반대하는 것은 이단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적절치 못할 뿐 아니라 협의체의 본래 역할을 벗어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결국 찬반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날 공동 성명서 발표는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협의회는 오는 6월 전체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주제로 찬반 세미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교단의 경계를 넘어 한국교회 차원에서 이단사이비 공동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출범한 협의회.
그 역할과 범위를 둘러싼 갈등은 이단 피해를 방지하고 신앙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협의회 기준 정립이라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