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르면 에너지 위기 단계를 3단계로 격상하고 민간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확대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29일 KBS 일요 진단에 출연해 "현재 (에너지 위기 단계가) 2단계 주의 단계인데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3단계 경계 단계로 올라가야 한다"며 "위기의 심각성과 국민 생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배럴당 100달러 안팎인 유가가 추가로 10~30달러 더 오르는 상황 등을 종합해서 결정하겠다"며 "경계 단계가 되면 소비도 줄여야 하기 때문에 민간에도 차량 부제 도입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구 부총리는 또 유가 상승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유류세 추가 인하 등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류세를 한꺼번에 다 인하하지 않고 여유를 남겨뒀다"며 "4월 추경이 편성 중이고, 상황에 따라 관련 금액도 국회에서 검토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서는 "중동 전쟁이 끝나 국제 유가가 안정화되면 시행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그 전에 더 길어진다면 다른 정책 수단을 통해서라도 국민 부담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걸 막겠다"고 했다.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해 정부가 약 25조원 규모로 편성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는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것으로 국채 발행이나 국가 채무 증가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대전환으로 반도체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4~5배 늘면서 세수가 많이 들어오고, 증시 활성화로 증권 거래세도 늘었다"며 "취약계층·피해 산업·청년 등에 돌려드려 위기를 극복하는 데 쓰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고유가 대응, 소상공인·자영업자·물류·택배업자·청년층 등 민생 지원, 산업 지원, 공급망 안정 등 크게 4가지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에 대해 구 부총리는 한국의 외화 보유액이 약 4200억달러가 넘고 대외 순자산은 9천억달러 수준이라며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또 '서학 개미'의 국내 투자에 세제 혜택을 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최근 도입했고, 한국 국채가 다음 달부터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시장(DM) 지수 편입도 추진 중이라고도 설명했다.
특히 WGBI 편입을 계기로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500억~60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보유세 인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고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공급 확대, 금융 혁신 등 다른 정책을 다 써도 안 될 경우 최후 수단으로 부동산 세제도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이재명 대통령 발언의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