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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누르고 나프타 묶었다…에너지 쇼크에 정부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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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기름값 누르고 나프타 묶었다…에너지 쇼크에 정부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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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2차 최고가격제·나프타 수출 제한 동시 시행

    유종별 210원씩↑…주유소 가격 2천원 돌파 전망
    다음주부터 상승 압력…"2~3일 내 반영 가능성"
    석유화학 핵심 원료 나프타 수급 불안에 수출 제한
    정유사 손실 확대…정부 재정 부담 불가피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정부가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출을 제한하는 등 중동발 원유 위기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정부는 한시적 충격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최고가격 유종별 210원씩↑…주유소 가격 2천원 넘을듯


    산업통상부는 27일부터 2주간 2차 최고가격을 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고시했다. 이는 1차 최고가격보다 각각 210원씩 상승한 수치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의 주유소 석유제품 공급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로,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와 중동 원유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최고가격은 지난 2주간 시행된 1차 최고가격에 국제유가 변동률을 반영한 뒤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제세금을 더해 산정했다. 여기에 국민 생활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액을 최종 결정했다. 유류세 인하분도 반영돼 최고가격이 일부 낮아졌다. 경유와 등유는 직업 활동과 취약계층 부담을 고려해 추가 인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일선 주유소 기름값은 조만간 2천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차 최고가격제 시행 당시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한 가격 상한선은 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이었다. 전날까지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이 1810원대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최고가격과의 격차는 약 90원 수준이다. 이를 2차 최고가격에 적용하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조만간 2천원 초반대에 형성될 전망이다.

    정부는 주유소 가격 상승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주유소가 1차 최고가격제 시행 당시 확보한 물량을 아직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고 소진 전까지는 기존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산업부 남경모 산업정책과장은 전날 출입기자단에 "주유소마다 다르지만 하루 판매 기준으로 비축량을 5일~2주 보유하고 있다"며 "가격 상승 기대가 반영돼 소비가 빨라질 경우 2~3일 후부터는 점진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기존 낮은 최고가격으로 들여온 재고 물량에 대해서는 종전 판매가격을 유지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 쇼크 우려…수출 제한 조치


        이와 함께 산업부는 이날부터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이 커지자 향후 5개월간 매점매석 금지 및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섰다.

    이른바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연관 산업에 쓰이는 석유화학 소재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다. 국내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중동산 비중이 77%에 달해 이번 중동 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 모든 나프타 수출이 제한된다. 정유사와 석유화학사는 나프타의 생산·도입·사용·판매·재고 현황을 매일 산업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정유사의 주간 반출 비율이 전년도 평균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경우 산업부 장관이 판매 및 재고 조정을 명할 수 있다. 또 필요시 나프타 생산을 명령하거나 특정 석유화학사에 공급하도록 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나프타 수급 차질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이른바 '셧다운' 사태를 늦추기 위한 것이다. 최근 주요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이 60%대로 급락하면서 4월 중 연쇄적인 설비 중단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장기화 시 재정 부담 확대…정유사 손실 보전 불가피


    정부가 중동 전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재정 부담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의 손실을 정부 재정으로 보전하는 구조다. 정유사가 손실을 보고하면 정부가 정산위원회를 통해 검증한 뒤 보전한다. 국제유가와의 격차가 확대되고 정책 시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정 부담도 커진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보전 규모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당정은 전날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에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 비용과 석유 비축 확대 예산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경안은 오는 3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되며, 이르면 다음달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비용 부담도 예상된다. 정유사의 수출이 제한되면서 기존 해외 계약 이행이 어려워졌고, 이에 따른 손실 역시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나프타 수출 기업 손실에 대한 보전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강대 허정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향후 몇 달 동안 치솟는 추세를 막기는 힘들기 때문에 최고가격제는 추가 시행 가능성이 있다"며 "당연히 정부 재정에 부담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일단은 시간을 벌면서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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