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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직업 정말 사라질까요?"…AI가 뒤흔드는 SW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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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개발자 직업 정말 사라질까요?"…AI가 뒤흔드는 SW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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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도입으로 개발 생산성 급등…산업 구조 재편 본격화
    SW 신입 채용 위축·성적 양극화 등 부작용도
    코딩보다 설계·검증·도메인 역량 중요해졌다는 분석
    정부 "AI 쓰나미 이미 시작…예산·정책 전면 재검토"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SW) 산업의 생산 방식을 뿌리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개발 기간과 인력 구조, 교육 방식, 채용 관행까지 한꺼번에 흔들리면서 SW 산업이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위기로만 보지 않는다. 반복적 코딩과 패키지 중심의 일차원적 시장은 압박을 받겠지만,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검증·설계·도메인 중심으로 재편하는 기업과 인재에게는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발 현장선 이미 생산성 혁명…"더 많이, 더 빨리"

     
    더존비즈온 송호철 메디컬인텔리전스부문장. 김기용 기자더존비즈온 송호철 메디컬인텔리전스부문장. 김기용 기자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13일 열린 'SW 산업 및 인재 양성 대응방안 간담회'에서는 AI 시대 산업 구조 변화와 인재 양성 방향이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에이전틱(Agentic) AI 활용 시 3년 걸리던 소프트웨어 프로젝트가 40일로 단축되는 등 개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코드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기획, 개발, 테스트, 배포 등 여러 작업을 연계해 수행하도록 설계된 AI 기반 개발 방식이다. 과기부 역시 AI 기능을 내재화한 소프트웨어가 기존 시장 구조를 빠르게 바꾸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가 체감하는 변화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더존비즈온 송호철 메디컬인텔리전스부문장은 기업용 ERP(전사적 자원관리) 개발 현장을 예로 들며 "AI를 개발 과정에 도입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더 많은 프로젝트를 더 빠르게 끝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더존비즈온처럼 고객사별 커스터마이징이 많은 SW 기업은 사람 투입이 많을수록 원가 부담이 커지는데, AI 코딩 도구와 테스트 자동화 도구를 적용하면서 원가를 줄이고 이익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송 부문장은 기획, 요구사항 정리, 기능 개발, 단위 테스트, 코드 리뷰, 배포 자동화까지 AI가 개발 전 과정에 개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에는 PM(프로젝트 관리 책임자), 기획자, 개발자, QA(품질 검증 담당)가 나눠 맡던 업무 중 상당 부분이 재편되면서 "사람을 더 이상 예전처럼 뽑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존비즈온 내부에서는 기획자와 개발자의 업무 시간이 줄어든 대신, AI가 만든 결과물을 검증하고 구체화하는 데 쓰는 시간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한다.
     
    AI 코딩 환경 자체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래블업 신정규 대표는 자사 AI 코딩 솔루션을 예로 들며 "40일 동안 130만 줄을 처리했는데 최근 2주 동안 170만 줄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또 행사 도중에도 자동으로 이슈가 해결되고 릴리즈가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신 대표는 "지능이 개량 가능하고 자동화 가능한 수단이 된 순간부터 변화는 가속 구간에 들어간다"며 "지금은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지능 자체가 레버리지되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파피루스 김정아 부사장 역시 시장 수요 자체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자사 문서 전처리 솔루션 다운로드가 최근 크게 늘었다며 "이제는 개인적인 아이디어만 있어도 자동화를 시키는 시대"라고 말했다. 다만 AI를 잘 쓰는 엔지니어와 그렇지 못한 엔지니어의 격차가 수백 배, 수천 배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패키지 SW는 흔들리고, 검증·도메인 역량은 더 중요해져

     
        AI가 직접 코드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산업의 가치 사슬도 바뀌고 있다.

    토론 참석자들은 패키지형 SW와 반복적 구현 중심 시장이 먼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 참석자는 "고객이 예전처럼 패키지를 통째로 사는 대신 필요한 기능만 AI로 직접 만들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도메인 이해와 검증 역량의 가치는 더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송호철 부문장은 "앞으로는 소프트웨어를 아는 사람보다 세법, 인사, 회계 같은 도메인을 아는 사람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AI가 코딩 자체는 대신하더라도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정의하고, 결과물이 실제 법과 업무 흐름에 맞는지 판단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슈어소프트테크 오승욱 최고경영자(CEO)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코드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비율은 이미 30%를 넘었지만 생산성 증가가 그만큼 따라오지는 않는다"며 "검증 비용이 오히려 2배 늘었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원자력·국방처럼 문제가 발생하면 큰 사고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미션 크리티컬(Mission-critical) 분야에서는 AI가 만든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은 코딩에서 검증으로…"기본기가 더 중요해졌다"

     
    카이스트 전산학부 성민혁 교수. 김기용 기자카이스트 전산학부 성민혁 교수. 김기용 기자
    대학 교육 현장도 에이전틱 AI의 직접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

    카이스트 전산학부 성민혁 교수는 이른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시대를 설명하며 "프로그래머의 역할이 생성에서 검증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AI에게 말로 지시해 코드를 만들고 사람은 그것을 읽고 구조화하고 디버깅(debugging)하는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디버깅은 프로그램에서 발생한 오류(버그)를 찾아 고치는 작업을 말한다.

    성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대 사례를 들며 "한 줄의 코드를 직접 쓰지 않고도 앱을 만들 수 있는 수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그 수업조차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공학 지식을 전제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코드를 만들어 주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읽고 검증하려면 기초와 기본기가 여전히 중요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교육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토론에서는 코딩 실습 중심 수업을 줄이고 문제 정의부터 시스템 설계, 프로젝트 수행, 결과 검증까지 한꺼번에 다루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참가자는 "랩 수업은 사실상 필요가 없어졌고 이제는 전체 시스템을 보고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컴퓨터공학은 오히려 더 이론과 아키텍처(구조), 운영체제, 컴파일러(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기계어로 바꿔주는 프로그램) 같은 핵심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의 격차 문제도 거론됐다. 숙명여대 SW중심대학사업단 박성준 특임교수는 "더 비싼 AI 모델을 구독하는 학생이 더 좋은 성적을 받는 현실이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이야기되고 있다"며 "자본에 따른 성적 양극화가 실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AI 에이전트를 직접 써보려 해도 디바이스, 구독료, GPU 자원 등 비용 장벽이 높아 실질적인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쓰나미 이미 시작"…정부도 예산·정책 재검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2차관. 김기용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2차관. 김기용 기자
    정부도 이번 변화를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충격으로 보고 있다.

    과기부 류제명 2차관은 기존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을 'AI 중심대학'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10년 전보다 지금의 시급성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클로드 코워크와 에이전트 AI 시대가 되면서 쓰나미가 눈앞이 아니라 이미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라며 "누군가 몇 명이 가이드를 해서 헤쳐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산업계와 학계 전체가 함께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 차관은 이번 논의 결과를 내년도 예산과 사업에 반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AI 쓰나미에 직접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산업과 교육 현장의 문제를 정부 사업과 예산에 제대로 담는 것이 시기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기부는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으로 '고급 인재'와 '융합 인재'를 제시하며 단순 코딩 교육에서 벗어나 설계·검증·AI 협업 역량 중심으로 대학 커리큘럼을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산업·공공 데이터, GPU·서버 같은 핵심 인프라와 산학협력 기반의 실전 프로젝트 환경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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