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 제출. 연합뉴스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류된 대전·충남 행정 통합 특별법이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 탓' 공방 속에 통합 추진 과정에서 여야 모두 정치적 목적에 따라 말을 바꾸며 통합 논의를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비판의 중심에 선 지점은 말 바꾸기로, 우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은 2024년 이장우 대전시장 등 국민의힘 지자체장이 통합을 추진할 때 반대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통합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박정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전과 충남만 따로 떼서 통합한다는 것은 효과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상임위에 이 법이 올라오면 적극적으로 반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을 언급한 이후 180도로 태도를 바꿨다. 이제는 통합을 외치며 법사위 보류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리고 있다.
"통합에 반대한다"는 게시물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한 기초의원은 이 대통령 언급 이후 이를 슬쩍 지우기도 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태도를 바꿨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속도전에 불을 붙인 민주당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충분한 숙의를 요구했으나 무시했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발전특별위원회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제공국민의힘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태흠 지사와 이장우 시장이 2024년 행정 통합을 처음 제안한 뒤 양 시도의회는 의견청취안을 가결하고 주민투표 없이 통합을 추진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고 법안 처리에 나서자, 돌연 항구적인 지방 재정 이양과 분권 등을 이유로 들며 "주민투표 없는 통합은 안 된다"며 태도를 바꿨다.
대전시는 최근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를 공식 요청했다. 이장우 시장은 "144만 시민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국회에서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 시·도민 총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통합 자체보다는 주도권 싸움에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 시·도민 총궐기대회'에 참석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충남·대전 통합을 두고 여야는 지금도 싸움이 한창이다. 연일 기자회견과 논평,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서로에게 거친 말을 쏟아내며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대전에 살고 있다고 밝힌 한 시민은 온라인 커뮤니티(누리집)에 "추악한 말 바꾸기에 절망감을 느낀다"며 "국민의힘은 주민투표 이중 잣대를, 민주당은 대통령 한마디에 급선회를 보이며 시민을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통합 추진 과정에서 여야가 한 번도 이를 같이 논의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으며 통합의 본질적 논의가 실종됐다고 지적한다. 협치가 없었다는 뜻이다.
권오철 중부대 교수는 "지역 현안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협치가 없었다는 부분에서 서로가 반성하고 지금부터라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