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위기를 넘기고 구조된 (사)하얀비둘기 보호 유기동물들 모습. 사단법인 하얀비둘기 제공부산시가 안락사 위기에 처한 동물 100여 마리를 '신속 대응'으로 구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동물을 구한 활동가들은 부산시가 도움은커녕 매번 예산이 없다고 답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시는 지난 24일 '박형준 시장, 유기동물 보호 공백 신속 대응 지시…인도적 처리 위기 100여 마리 구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에서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운영이 종료된 민간 위탁 동물보호센터에 남은 유기동물 100여 마리에 대해 부산시가 동물보호단체 입양을 지원하고, 미입양 동물은 다른 민간 위탁 센터로 분산 배치하는 등 '긴급 보호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개입해 긴급 보호 조치 단행' 등 문구를 쓰며 부산시 성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말 부산 강서구에 있던 유기동물 민간 위탁 동물보호센터 '사단법인 하얀비둘기'는 극심한 재정난 등을 이유로 부산 강서구·사상구·사하구와 맺은 유기동물 보호·관리 위탁운영 계약을 종료했다. 이 때문에 거처를 찾지 못한 유기동물 100여 마리가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관련기사 1.7 노컷뉴스=부산 강서구 유기동물 보호소 운영 중단…안락사 위기) 부산시는 '비극적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하얀비둘기 측 노력과 자신들의 지원으로 동물 70여 마리가 새로운 가족을 찾아 시설을 떠났다고 홍보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이번 일을 통해 직영 보호시설의 필요성을 확인한 만큼, 직영 보호센터 건립과 입양센터 확충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부산시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 일부 캡쳐. 부산시 제공 하지만 정작 부산시가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힌 '하얀비둘기'와 현장에서 실제로 동물 구조와 입양에 나섰던 활동가들은 부산시가 홍보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우선 하얀비둘기 측은 '부산시가 개입해 긴급 보호 조치를 단행했다'고 홍보한 데 대해, 유기동물 153마리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부산시가 비용 지원을 하거나 작업을 공동 수행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유기동물 입양처를 수소문하거나 거처를 옮기는 건 모두 활동가나 봉사자들이 담당했다.
또 미입양 동물 30여 마리도 '다른 민간 위탁 센터로 분산 보호 조치했다'는 부산시 설명과 달리, 부산시가 '위탁비나 보호비 지원이 어렵다'고 답변해 운영 종료일까지 활동가들이 직접 센터마다 연락해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부산시가 직접 수용한 동물은 부산시에서 관리하는 입양센터로 옮겨진 4마리가 전부라는 게 하얀비둘기 측 주장이다.
심지어 부산시는 일부 개인 입양자에게 지난해 입양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올해 '펫 보험'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하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개인 구조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하얀비둘기 윤희순 운영위원장은 "활동가들이 입양 독려를 위해 개인 입양자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부산시는 매번 예산 문제로 어렵다고 답했다"며 "공로를 다투자는 게 아니라 동물을 구조한 주체와 경과가 정확하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활동가들 노력이 컸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보도자료 내용이 사실을 왜곡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유기동물이 동물단체로 구조될 수 있도록 부산시 차원에서 해당 기관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보도자료가 사실과 다르다고 보긴 어렵고, 부산시도 노력을 많이 했다고 이해해 달라"며 "입양되지 못한 30마리에 대해서도 예비비를 활용해 물품과 비용 등을 지원하겠다. 다만 개인 입양에 대한 지원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