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미국이 상호관세 지렛대를 잃어버린 대신 이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새로운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中,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유리한 고지
다음달 말에서 4월초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과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나온 미국 대법원의 판결로 중국의 협상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우신보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중국을 훨씬 더 유리한 협상 위치에 서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을 예로 들면서 "'대두 카드'는 다시 중국 손에 돌아온 셈"이라고 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직후 시작된 '관세 전쟁'으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사실상 중단했다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구매를 재개했다. 앞으로 3년 동안 매년 2500만t의 대두를 중국이 수입하는 내용의 합의에 따른 것이었지만, 이에 대해 중국이 소극적으로 나올 개연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중국 무역 당국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미국산 첨단 반도체 접근권, 중국 기업에 대한 무역 제한 완화, 대만에 대한 지원 축소 등을 더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만에 무기를 팔지 말라'고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이 미국 제조업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 수출을 조건으로 새로운 요구를 제기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맞대응할 수 있는 무기가 사라진 것이기도 하다. 반면 미국은 석유·가스 등 에너지와 보잉 항공기 수입 등에 대한 대(對)중국 압박 수단이 크게 약화됐다.
4장의 관세카드엔 경계심…"中이익 수호"
하지만 미국이 불리해진 상황에서 균형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카드를 계속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벌 관세 15%의 근거가 된 '무역법 122조'는 최장 150일까지만 부과할 수 있도록 해 이후에 미국은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현지 인터뷰를 통해 "지금 15%의 관세가 만료되면 무역법 301조 조사들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퍼 301조'로 불리는 이 조항은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정책 등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 상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는 미국이 무역 파트너들에 대한 관세 인상을 유지할 목적으로 무역 조사 등 대체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중국은 이를 긴밀히 주시하면서 중국의 이익을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중앙TV(CCTV) 계열 소셜미디어 '위위안탄톈'은 "미국이 다른 법적 수단으로 새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경제매체인 제일재경은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포함해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법 338조, 무역법 제201조 등 4장의 관세 카드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구리, 목재에 관세를 부과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232조'를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301조에 대해선 "조사 기간이 오래 걸리고 미국 의회의 승인 등으로 최소 1년이 소요된다"면서 당장 가동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산화통신은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등 주요 항만의 상황을 다루면서 관세 불확실성으로 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