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 연합뉴스"모범적으로 통합해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급물살을 탄 행정통합의 추진 과정에서, 정작 정부가 제대로 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질타가 국회 입법 공청회에서 나왔다.
지난해 12월 초 충남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의 "충남·대전을 모범적으로 통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언급 이후 속전속결로 추진돼왔음에도, 정작 중앙정부의 태도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여야를 막론하고 이어졌다.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전남 나주·화순)은 "최근 통합 특별법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고 있으면 솔직히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입을 열었다.
신정훈 위원장은 "광주·전남 시도민들의 염원을 담아 요구한 374개 특례 중 119개 조항이 (정부에) 불수용됐다고 한다. 충남·대전 특별법도 마찬가지"라며 "시도 행정통합을 왜 하는 것이냐. 두 개 이름을 합치자고 하는 것이냐. 정부 태도를 보면 이 두 개를 그냥 하나로 합치겠다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행정통합 지시에 대해서 전남·광주 시도민들이 이제야 우리가 진짜 자치를 하나 보다, 그리고 충남·대전도 마찬가지로 이제야 분권하고 나라가 제대로 되겠구나 하는 기대를 했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앙정부의 분권에 대한 의지, 그리고 지방 주민들의 기대에 대한 노력은 여전히 미흡해 보인다"고 질타했다.
신 위원장은 "대통령의 의지를 실천해야 될 그런 정부라면 행정안전부를 해체하는 수준에서라도 분권을 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신속하게 처리해야 되지만 결코 허울뿐인 통합법이라면 동의할 수 없다. 다시 한번 이 점 정부에서는 엄중히 생각해주시고 공청회에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 연합뉴스같은 당 양부남 위원(광주 서을)도 "중앙정부에서 이렇게 많은 권한에 대해 불수용 의견을 낸다면 이건 대통령 뜻과도 배치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통합이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 중앙정부에서 많은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위원(비례)은 "공청회 하는 과정에서 행안부 차관의 얘기를 듣다 보니까 이렇게 진행이 되면 행정통합 특별시는 덩치만 컸지 자기결정 권한이 없고 굉장히 우려가 된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만큼 그것을 뒷받침하는 게 정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이 동반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위원(서울 강남을)은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나서서 행정통합을 촉진하겠다, 그래서 5조 원을 4년간 한시 지원하겠다 애드벌룬을 띄우고 공공기관 이전하겠다 뭐 다 돕겠다고 했는데 막상 중앙정부에서는 110개가 넘는 알짜 조항들, 핵심 조항들, 지방이 발전할 수 있는 권한들에 대해 다 못 주겠다고 한 것 아니냐"고 하자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못 주겠다는 것보다도 일단 동의가 안 돼 있는 상태"라고 답하기도 했다.
9일 국회 입법 공청회에 참석한 이장우 대전시장(오른쪽)과 강기정 광주시장이 방청석에 앉아있다. 연합뉴스이날 공청회에 행정통합 해당 지역의 단체장들도 직접 참석했지만 공청회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서범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울산 울주)는 "정말 필요한 관련 단체장들까지도 참고인조차도 채택을 안 하고 우리 지역 의견을 어떻게 수렴한단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여야 합의로 발언 기회를 얻은 이장우 대전시장은 "많은 분들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의 관료들의 저항이 굉장히 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이런 권한을 더 내려주고 더 줄 때만이 지방분권은 가능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은 그 출발선이 되리라고 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청회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태흠 충남지사는 행정통합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대통령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태흠 충남지사(가운데)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왼쪽). 충남도 제공김태흠 지사는 "이제는 행정통합의 진정성을 보인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많은 특례와 권한을 이양하고 국세 65%, 지방세 35% 비율로 조정하겠다고 약속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해 당사자인, 입법 대상 지역인 충남의 도지사로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을 다시 한번 공식 요청한다"고도 말했다.
입법 공청회에서 참고인 참석 및 발언권을 얻지 못한 데 대해서는 "정치적 의도만 남은 행정통합 논의"라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