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최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은행 점포 폐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자의적인 점포 폐쇄 기준을 객관화하고, 지자체 등의 금고 선정 기준에 점포 폐쇄 감점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장, 금융소비자의 목소리를 듣다'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현장의 다양한 소비자 목소리로 관련 제도 및 관행을 개선하는 '금융 현장메신저'의 건의를 받아 금융위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모두 60건의 과제를 선정했다.
점포 폐쇄, 은행 자체 기준 적용…통폐합 땐 평가도 미적용
금융위는 과제 중 하나인 은행 점포 폐쇄에 따른 소비자 불편 해소를 위해 '은행 점포 폐쇄 대응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전국 은행 점포수는 2018년 말 6794개에서 △2020년 367개 △2021년 306개 △2022년 290개 등 매년 빠르게 감소해 2023년 말 5747개로 5년 만에 1천여개가 감소했다. 이어 2024년과 지난해 각 100개 이상 은행 점포가 줄어 지난해 9월 말 기준 5523개 수준이다.
현재 성인 인구 10만명당 은행 점포수는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5.5개보다 적다. 지역별 1㎢당 점포수는 서울이 4.23개인 반면 시·도 지역은 제주도를 제외하고 모두 2개 미만이다.
이에 따라 은행 점포 이용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는 하위 10%가 평균 134m인데 반해 상위 10%는 평균 4.8k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점포를 폐쇄하기 전 사전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역의견 청취와 대체수단 마련 등 장치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또 영향도 평가는 은행별 자체 기준을 적용하면서 다소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반경 1km 이내 다른 점포와 통합할 경우 폐쇄 절차조차 적용하지 않을 수 있어 통폐합을 중심으로 점포 폐쇄가 이어지는 추세다.
지자체 금고 선정기준 평가에 점포폐쇄시 감점 강화
연합뉴스금융위는 이 같은 은행 점포 폐쇄가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보고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인근 점포와 실제 이동 거리가 10km를 초과하고, 고객의 대면서비스 의존도가 전체 점포 평균보다 높은 경우 영향도가 높다고 평가해야 한다.
영향도가 중간 이하인 경우 우체국 창구 제휴 등을 추진하며 폐쇄 점포의 기존 위치 반경 1km에 ATM이 없는 경우 신규로 설치해야 한다.
또 점포를 폐쇄하기 전 소비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기간을 1개월 이상으로 의무화하고, 반경 10km 내 은행 점포가 없는 경우 2개월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의견 청취 방법도 문자메시지(SMS)와 우편, 창구 안내 등 최소 2가지 이상 방식으로 설문조사 해야 한다.
사후영향평가 때도 외부 평가위원이 참여하고, 소비자 영향을 사후적으로 재평가하도록 했다.
은행별 점포 폐쇄 관련 정보도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을 통해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소비자가 쉽게 조회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사전영향평가의 주요 내용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회사의 지역재투자평가 기준을 강화한다. 지역재투자평가는 지역경제 성장지원 유도를 위해 지역 내 자금공급과 중소기업·소민대출 지원, 금융 인프라 등을 평가하는 제도로 지자체와 지방교육청의 금고 선정기준 등으로 활용된다.
현재는 '인프라 투자' 평가에서 점포 폐쇄에 따른 감점이 최대 1점에 불과해 전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따라서 금융위는 비도시 지역의 점포 폐쇄 유인을 낮추기 위해 광역시 외 지역의 점포 폐쇄 감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세부 평가방법은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역재투자평가 결과가 지자체 금고 선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방의 점포 유지 유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 금융감독원은 매년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 평가에 점포 유지 및 신설 노력에 관한 지표를 추가하고, 은행별 점포 운영현황 및 사전영향평가 결과를 분석·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