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 윤창원 기자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한때 더불어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조문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180석 압승을 함께 이끌었으나, 고인이 2021년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 쪽에 힘을 실어주면서 관계가 멀어졌다고 한다. 그러다 이 상임고문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 뒤 민주당과 대척점에 서면서 상례조차 부담스러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38년 악연' 김종인도 갔는데…이낙연 "조문 계획 없다"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빈소에 이재명 대통령이 추서한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세워져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 상임고문은 2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조문할 계획이 없다"며 "다른 일정이 있어서 며칠간 서울을 떠나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상임고문은 추모 논평을 내지도 않았다. 대신 빈소로 근조 화한만 보냈다.
이 상임고문 주도로 꾸려진 새미래민주당도 아직 당 차원의 논평이 없다.
전병헌 대표가 지난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때 민주화의 동지였고, 과거 민주당 시절에 함께 했던 이 전 총리께서 별세하신 것에 대해 깊은 애도를 함께 한다"며 짧은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전 대표는 통화에서 "민주당과 우당(友黨)도 아닌데 지도부 단체로 조문할 상황은 아니"라며 이 상임고문을 비롯한 지도부급 인사 조문 계획은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김대식,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고인과 '38년 질긴 악연'으로 꼽히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조문을 마쳤다.
'김문수 대선후보 지지' 이낙연…"조문 쉽지 않을 것"
이 상임고문과 이 전 총리는 1952년 동갑내기로 각각 법대와 사회학과를 졸업한 서울대학교 70학번 동기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8월부터 2020년 8월 두 사람은 각각 국무총리와 당대표를 맡으며 여권 투톱으로 활동했고, 2020년 총선 당시에는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민주당 의석수 180석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이런 개인적∙정치적 인연에도 이 상임고문이 조문에 나서지 않는 건 '민주당과 거리두기' 차원으로 보인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대선 때 김문수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그는 이 대통령 취임 후에도 SNS 등을 통해 이재명 정부를 저격하곤 했다.
다만 한때 이 상임고문과 가까웠던 여권 관계자는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도, 비공개적으로도 충돌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2021년 경선 과정 앙금 안 풀렸나
여권에선 민주당 내 대권 경쟁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연은 지난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전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때 문재인 정부의 '2인자'로 꼽히며 대권 가도를 달리던 이 상임고문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의 경선에서 패했다.
원인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등이 꼽혔다. 근본적으로는 당시 이재명 지사에 대한 이해찬 전 총리의 후방 지원이 결정적 계기가 됐었다.
친이낙연계 핵심 관계자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이 상임고문은 종로 출마 등 이 전 총리의 제안을 전부 수용했지만, 이 전 총리와 가까웠던 주변 사람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가장 서운한 건 2021년 경선이 시작될 무렵 이 전 총리가 이 대통령을 전적으로 돕기 시작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광장 등 이 전 총리의 조직을 갖다주면서도 이 상임고문에게는 '경선에서 승리한 사람을 도울 것'이라는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