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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하면 유흥업소" 캄보디아 노쇼사기단 드러난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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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억 하면 유흥업소" 캄보디아 노쇼사기단 드러난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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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기관 사칭해 "대신 구매해 달라"
    직급 나누고 '홍후이 그룹' 명칭도
    '납치·감금' 주장했지만…"범행에 적극 가담"

    지난 23일 캄보디아 범죄조직 가담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압송되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지난 23일 캄보디아 범죄조직 가담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압송되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노쇼 사기단'의 실체가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현지에 납치·감금돼 범행했다는 주장과 달리, 피의자들은 사기 조직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9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캄보디아에서 강제 송환한 노쇼사기 범죄단체 조직원 52명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2일부터 12월 9일까지 관공서 등을 사칭한 '노쇼사기' 행각을 벌여 피해자 210명으로부터 71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전원 구속됐다. 조직원 가운데 49명은 지난 23일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통해 국내 송환됐으며, 3명은 조기 귀국한 피의자들이다.
     

    각종 기관 사칭해 "대신 구매해 달라"…71억 원 가로채

    피의자들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본거지를 두고 관공서나 공공기관, 문화재단, 군부대, 병원, 사기업 등 기관 144곳을 사칭해 특정 거래처에 물품을 대리 구매해달라고 한 뒤 대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 조직원은 품질원 과장을 사칭해 "감사 부서에서 점검을 나오는데 소음 측정기가 급히 필요하다. 알려주는 업체에서 소음측정기를 구매해 주면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를 속였다. 이후 피해자는 납품업체에 입금했으나, 납품업체는 품질원 과장을 사칭한 사람과 같은 조직원이었다. 이런 수법으로 피해자로부터 2억 7700만 원을 가로챘다.
     
    노쇼사기 조직 일당이 사용한 위조 명함. 부산경찰청 제공노쇼사기 조직 일당이 사용한 위조 명함. 부산경찰청 제공
    또 다른 조직원은 구청 주무관을 사칭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감사가 있어 급하게 가스 감지기를 사야 한다. 대신 구매해달라"며 피해자로부터 8990만 원을 입금받았다. 대학교 직원을 사칭해 철거업체에 컨테이너 철거를 의뢰한 뒤, "소화기를 대신 주문해 달라"며 1240만 원을 가로챈 이도 있었다.
     

    직급 나누고 '홍후이 그룹' 명칭도…조직적 범행

    이들은 체계적인 직급을 갖추고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인 총책과 관리책 아래 한국인 관리책, 팀장, 팀원이 있었고, 5개 팀으로 구성됐다. 자신들을 스스로 '홍후이 그룹'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들은 1선과 2선으로 역할을 나눠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1선은 업체 정보를 수집하고, 피해자에게 전화해 공무원 등을 사칭했다. 이후 위조한 명함과 공문서를 보내며 거래를 제안했고, 이에 응하면 물품을 대신 구매할 업체인 2선에 연결했다. 피해자가 2선에 연락하면, 2선에서는 위조한 사업자등록증과 견적서를 피해자에게 보내고 대포통장 계좌로 돈을 송금하게 했다.
     
    피의자들의 단체 대화방. 부산경찰청 제공피의자들의 단체 대화방. 부산경찰청 제공
    피의자들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각 기관 수의계약 정보를 파악한 뒤, 계약 정보와 대표자 이름을 확인해 범행 시나리오를 만들고 배포했다. 중국인 총책은 1인당 매일 50곳 이상 범행하라고 지시하고, 사칭 대상 범위를 늘려가며 데이터베이스를 확대해 나갔다.
     
    이들은 범행이 겹치지 않도록 사칭 기관과 피해 목표 업체를 날짜별로 배분받았다. SNS에 'DB 공유방', '업체 공유방' 등을 만들어 서로 파악한 정보를 공유했다.
     

    '납치·감금' 주장했지만…"범행에 적극 가담"

    이들이 머문 건물은 일반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출입문에는 전기충격봉을 소지한 경비원이 있었고, 피의자 대부분은 건물 내에서만 지내야 했다. 관리자급 일부 조직원만 외부 출입이 자유로웠다.
     
    경찰에 따르면 상당수 피의자들은 이를 근거로 자신들이 속아서 캄보디아에 갔고, 납치·감금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사기 조직에 가담했고, 성과급을 분배받기 위해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속인 사실을 증거를 통해 다수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한 가담자는 브로커와 대화하면서 '돈을 많이 벌고 잡히면 징역도 괜찮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서로 피해자를 조롱하는 대화를 나누거나 '1억 이상 (수익을) 달성하면 유흥주점에 가서 놀겠다'는 말도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우리 국민을 상대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의자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자를 조롱하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피의자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자를 조롱하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피의자 연령대는 20대 21명, 30대 24명 등 주로 20~30대였다. 가장 어린 피의자는 20세였다. 성별은 남성이 48명, 여성 4명이었다. 상당수는 대포통장이나 휴대전화를 판매하면서 피싱 범행에 연루됐고, 이후에는 브로커 등을 통해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범죄조직에 가담했다. 일부는 도박 빚 등에 허덕이다가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에 현혹돼 브로커를 통해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경찰은 이번 범정부 TF 단속에서 검거되지 않은 한국인 여성 관리책 A씨 등 2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 조치했다. 또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추적과 환수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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