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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민 납득 못시킨 이혜훈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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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국민 납득 못시킨 이혜훈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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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청약 해명 못한 채 아들 부부관계 악화 탓?
    장남 사회기여자 전형도 특혜의혹
    신뢰 잃으면 정책추진력, 탕평·통합 의지 모두 잃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자료제출 미비로 법정시한을 넘긴 끝에 치러진 이혜훈 인사청문회가 결국 국민을 납득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24일 새벽까지 이어진 청문회에서 서울 반포 아파트 부정청약과 자녀 입시 특혜 등 여러 의혹과 관련, 국민적 의혹을 풀 근거자료나 해명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로또 청약으로 불리는 반포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은 '결혼한 자녀를 부양가족에 넣었다'는 본질이 바뀌지 않는 한 애초 해명이 쉽지 않은 대목이었다. 부동산과 교육은 국민감정을 자극할 민감한 이슈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오히려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의혹만 커졌다. 결혼식을 올리고 서울 용산에 신혼집도 마련했던 장남이 결혼 뒤 1년 5개월간이나 신혼집에 가지 않은 채 세종시와 이 후보자 집을 오가며 살았다는 주장은 진위 여부를 떠나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다. '위장 미혼' 의혹을 풀어줄 장남의 실거주 증명 자료는 제시하지 못한 건지 안한 건지 알 길이 없다.
     
    이혜훈 후보자는 장남이 혼인 신고를 안한 이유는 결혼 초 부부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파경을 겪었다던 아들은 공교롭게도 국토교통부의 주택 부정청약 점검 결과가 발표된 바로 다음날 혼인신고를 하고 신혼집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이런 우연은 마치 김건희 '7초 매매'의 우연(?)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 어떤 해명도 실제 결혼했고 소득도 있는 장남을 부양가족에 올렸다는 사실 자체를 움직이지 못했다.
     
    부정청약은 주택법 65조가 규정한 공급질서 교란 금지행위에 해당한다. "청약 공고에 난대로 했다"는 이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조차 "국민 눈높이가 아니다","청약 규칙에 미혼 자녀만 부양가족으로 인정되는데, 사실상 혼인을 하지 않았느냐. 명백하게 불법"이라고 질타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장남의 연세대 특혜 입학 의혹도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 후보자는 시아버지 김태호 전 내무부장관의 훈장 포장을 근거로 장남이 2010학년도 입시에서 사회기여자 전형 국위선양자로 입학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전형의 세부기준이 무엇인지, 훈장 관련 조항이 있다면 당해 년도에 새롭게 등장한 것인지, 또 당시 투명하게 기준이 공개됐는지 밝혀져야 한다.
     
    그와 무관하게 헌법 11조 3항은 '훈장 등의 영전은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연세대가 만든 기준에 따랐을 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는데 공적 마인드와 도덕성이 아쉬운 대목이다. 할아버지 덕에 국위선양자 전형 자격을 획득했다면 헌법 취지에 어긋난 것이요, 그 자격을 얻지 못한 수많은 대한민국 손자들에겐 박탈감을 안겨줬을 것이기 때문이다.
     
    후보자는 논란이 된 사안들에 "규정과 절차를 지켰다"고 강조했지만 여당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은 "재산도 늘리고, 명예도 갖고, 출세도 하고, 자녀들 좋은 학교 보내기 위해서 속된 말로 온갖 짓을 다한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탕평과 통합 의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혈세를 배분할 예산 수장이 도덕성 문제로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정부가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엄단하려해도 명분이 제약될 수밖에 없다. 탕평과 통합 의지 역시 퇴색될 것이다. 자진사퇴든 임명철회든,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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