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반도체 실적 전망 오름세와 함께 '5천피' 달성을 향하고 있다. 12일째 장중 최고치를 기록하던 코스피는 20일 4900선을 내주며 잠시 열기를 식혔지만, 자사주 소각 의무화 도입에 힘입어 다시 상승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차 상법개정안, 3월 주총 시즌 전 제도화 추진
연합뉴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신규로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안에 소각하고, 이미 보유한 자사주도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핵심이다. 자사주 처분 계획은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월 주총 시즌이 시작되기 전 3차 상법 개정안 처리를 목표로 한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주식수가 감소하면 주당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공급과 수요 법칙에서 공급이 축소하는 셈이다.
그간 유상증자와 분할상장, 전환사채(CB) 발행 등 주식수를 늘리는 관행 탓에 코스피는 만성적인 물량 부담에 시달렸고,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실제로 NH투자증권 김종영 연구원이 집계한 결과, 최근 10년 동안 코스피 상장기업의 합계 주식수는 연평균 2%씩 증가했다. 순이익도 연평균 10.5% 늘었지만, 주식수가 늘어난 탓에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8%에 그쳤다.
따라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김 연구원은 "향후 자사주 소각 법안에 따른 기업들의 주식 소각 확대로 코스피 주식수 증가율은 연평균 –1%로 예상된다"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이경연 연구원도 "공급 축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원인이었던 잦은 유상증자와 불투명한 분할 상장, 그리고 자사주의 경영권 방어 목적 악용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리스크가 제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2026년 한국 증시는 단순한 저평가 영역을 넘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정책+반도체 실적 랠리 시너지 효과에 코스피 5천 달성할까
코스피가 내림세로 돌아선 2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홍보관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처리된 1차 상법 개정안(7월)과 2차 상법 개정안(9월) 등 정책은 코스피 4천시대를 견인한 쌍두마차 중 하나로 꼽힌다.
1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했다. 코스피가 투자자 중심의 주식시장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2차 상법 개정안은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담았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주총에서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주주의 권한이 대주주에서 소액주주로 확대했다.
이 같은 주주 친화적인 정책에 힘입어 코스피는 대선 전인 지난해 5월 말 2697에서 같은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4천을 돌파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8월 말 40조원에서 최근 132조원으로 3.3배 증가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42조원에서 104조원으로 약 2.5배 늘었다. 주가도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6만 7천원선에서 14만원을 넘겼고, SK하이닉스는 26만원에서 74만원대 안착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지난 19일 역대 최초로 4900을 넘었다. 1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는 전날 4885로 마감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조만간 역사적인 '오천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주가 상승 속도보다 실적 상향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실적 상향으로 2026년 코스피 상단을 5300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