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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엘라 공격에 엇갈리는 유가 전망…韓 물가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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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美 베네수엘라 공격에 엇갈리는 유가 전망…韓 물가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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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사태 본질 '기름전쟁'…외신들, 앞다퉈 유가 영향 분석
    불확실성에 출렁일 수 있지만 단기 영향 미미
    장기적으로 미국 저유가-저물가-저금리 3박자 가능하단 시나리오도
    에너지 수입국 한국, 물가엔 숨통…정책 부담은 여전

    베네수엘라 원유를 선적한 미국 에너지 업체 셰브런의 유조선. 연합뉴스베네수엘라 원유를 선적한 미국 에너지 업체 셰브런의 유조선. 연합뉴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으로 인한 국제유가 전망이 엇갈리면서 물가 관계 당국의 대응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해안 봉쇄로 지난달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흔들렸는데,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진영의 잇단 제재로 현재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일일 약 80만 배럴 안팎에 불과해, 마두로 정부 전복이 석유시장에 미칠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기적으로는 매장량 세계 1위 국가의 문이 열리며 공급 확대와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본질은 '기름 전쟁'…트럼프 "황폐해진 석유 산업 재건"


    5일 CNN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장악하고, 미국 기업들을 유치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함으로써 황폐해진 석유 산업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해 국외로 압송했다고 전격 발표한 이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힘의 논리'로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원유 자원을 장악하겠다는 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3030억 배럴에 달하는 막대한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확인 매장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원유는 초중질유로, 경질유인 미국의 셰일오일과는 성질이 다르다. 다만 미국 정유업체들은 베네수엘라산 초중질유 정제에 특화된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그간 텍사스 정유업계를 중심으로 트럼프 정부에 '베네수엘라 사업 기회를 열어달라'는 로비가 이어져 왔다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미국 정부가 마두로 정권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아온 데다, 오랜 '차베스주의(chavismo·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회주의 노선 계승)'와 경제 악화로 인한 난민 유입, 마약 카르텔 문제 등 미국의 이번 공격 명분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본질은 결국 '기름 전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외신들도 앞다퉈 이번 사태가 석유시장에 미칠 장·단기 영향을 분석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단기 영향 미미·美경제 장기 호재…공습 진짜 이유?


    CNBC와 CNN 분석을 종합하면 베네수엘라의 현재 하루 석유 생산량은 100만 배럴 미만, 약 80만~90만 배럴 수준이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0.8%에 불과하다.

    차베스 사회주의 정부가 출범한 1999년 베네수엘라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약 350만 배럴에 달했고, 차베스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마두로 정권이 출범하던 2013년에도 하루 약 25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은 CNBC에 "베네수엘라의 현재 원유 수출량은 생산량의 절반 정도인 약 50만 배럴에 그친다"며 "이번 사태는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지정학적 사건이지만, 세계 석유시장이 공급 과잉과 상대적인 수요 약세 국면에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유가 급등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미 언론은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사태가 미국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CNN은 "미국이 보유한 경질유는 휘발유 생산에는 적합하지만 다른 용도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는 디젤과 아스팔트, 공장 및 중장비용 연료 등 특정 제품 생산에 필수적"이라며 "베네수엘라 석유 개발은 미국에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디젤 공급이 부족했던 이유 중 하나가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제재였는데, 베네수엘라 원유 시장이 다시 열릴 경우 미국 경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수석 마켓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CNN에 "석유 시장에서 이번 사태는 역사적 사건이 될 수 있다"며 "대부분의 미국 정유시설은 베네수엘라 중질유 처리에 맞춰 건설돼, 미국산 원유보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사용할 때 효율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재건할 수 있다면 세계 석유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수입국 한국, 물가엔 숨통…정책 부담은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영국 포브스 역시 "향후 몇 년간 미국 주가를 움직일 가장 강력한 동력 중 하나는 미 의회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인공지능(AI)이 아니라 베네수엘라에서 나올 수 있다"며 "미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력을 회복하는 데 성공한다면 2026년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포브스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 3030억 배럴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8조 달러에 달한다"며 "이는 미국 주식시장의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약 28조~30조 달러, 전 세계 명목 GDP는 약 110조~120조 달러"라며 "베네수엘라의 확인된 원유 매장량은 미국 1년 경제 생산 규모의 약 60~150%, 전 세계 1년 경제 생산 규모의 약 15~40%에 해당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은 수십 년간 서방 진영의 관점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왔는데,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금리를 인하해 미국 주식시장의 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갈구하는 '저물가·저금리·저유가'의 3박자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번 사태가 장기적으로 유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물가 안정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원유·가스 가격이 안정되면 전기·가스요금과 물류비 부담이 완화돼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의 비용 압박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동 정세와 맞물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환율과 자본 유출입 관리에 대한 정책 당국의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유·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원가 부담 완화라는 긍정 요인과 함께 글로벌 공급 확대에 따른 제품 마진 압박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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