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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공동체 자립 위한 모두락 협동조합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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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문화교육 공동체 자립 위한 모두락 협동조합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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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김미선 모두락 협동조합 대표

    [시사매거진제주=김미선 모두락 협동조합 대표]
    "2006년 초등학교 학부모 중심 마을 교육문화복지 위해 시작"
    "2016년 지속가능 문화 교육 경제활동 위해 협동조합 설립"
    "새마을 작은 도서관 운영, 마을장터 '신신촌장', 청소년 문화학교 등"
    "마을 투어 통해 세대가 연결되고 소통하는 계기 만들어"
    "문화장터 축제, 전시회 통해 선주민·이주민·외부인들 교류의 장"
    "마을기업 '구슬할망 공방' 운영해 다양한 연령주민 재봉교실 참여"
    "신신촌장' 4월~11월까지 매달 1번 신촌리 마을에서 열려 큰 호응"
    "문화교육 공동체로서 자립이 가능한 협동조합으로 성장하고 싶어"

    김미선 모두락 혐동조합 대표김미선 모두락 혐동조합 대표
    ◇박혜진> 제주 조천읍 신촌리에서는 최근 특별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바느질을 통해 세대가 모이고, 골목길을 무대로 아이들이 마을을 새롭게 발견하며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축제가 일상이 되고 있는데요. 이 모든 흐름을 이끌어온 곳이 바로 협동조합 모두락입니다.
     
    지난 20년간 마을의 변화를 함께 일궈온 협동조합 모두락의 김미선 대표와 얘기 나눠봅니다. 모두락 협동조합은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부터 말씀해 주시죠.
     
    ◆김미선> 협동조합 모두락은 2006년에 초등학교 학부모님들이 모여서 마을의 열악한 교육 문화 복지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면 어떨까 해서 마을 활동을 하게 되었고요.
     
    또 지속 가능하게 사업을 하기 위해서 추진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들을 느끼게 되었어요.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서 2016년도에 주민들이 모두 모여 즐거운 모두락이라는 모티브로 지속 가능한 문화 교육 경제 활동을 실현하기 위해 만든 곳이에요.

    ◇박혜진> 당시 신촌리에서 느꼈던 교육·문화적 어려움은 어떤 점들이었나요?
     
    ◆김미선> 예전에는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어요.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활동, 문화 활동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죠. 그래서 여유 있는 분들은 시내로 나가서 배우고 누리지만 일상에 바쁜 대다수의 마을 주민들과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없는 곳이었어요.
     
    ◇박혜진> 2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마을 활동들 어떤 시도들 하셨는지도 소개해 주시죠.
     
    ◆김미선> 몇 가지 추려서 소개하자면 마을에 방치되어 있던 당시 새마을문고라는 공간이 있었어요. 거기에 마을 활동가들이 모여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진행했어요. 어른을 위한 다양한 강좌,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구요. 음악회, 바깥 도서관, 책 축제 등을 진행해 지금은 '새마을 작은 도서관'이라는 마을 문화 공간이 마련되고 운영되고 있어요.

    2013년에는 농어촌 문화 공간 사업으로 진행된 '빵굽는 놀이터'라는 건강한 먹을거리도 판매하고 요리 교실, 방과 후 교실, 영화 상영, 강의 등을 하는 또 다른 마을의 문화 공간을 만들었는데요. 이주민 붐이 일어나면서 건물주가 이주민이셨는데 갑자기 팔아버리는 바람에 문화 공간이 사라지는 아픔을 경험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 계기를 통해 경제 공동체의 희망을 보게 되었고 지속 가능한 문화 교육 경제 활동을 하기 위한 협동조합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하는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에 선정되면서 3년간 주체적으로 진행하면서 생활 문화 공동체로서의 큰 그림을 저희들이 그리게 되었어요.

    마을 기획단을 운영하여 주민들 스스로 기획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고, 마을 합창단, 청소년 문화학교, 마을 학교 아카이빙, 마을 축제 등 다양한 생활문화 활동 등을 진행했어요. 농어촌희망재단 사업과 제주도 마을공동체 활성화 공모 사업으로 재봉을 통한 힐링과 전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지금의 경제 공동체 활동인 마을기업 구슬할망 공방을 만드는 기초가 되었죠.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가 있는 날' 지역문화 콘텐츠 사업은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신나는 신들의 마을장터인 '신신촌장'을 선보이게 되면서 지금의 신신촌장으로 이어져 오고 있고요. 2020년에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문화 교육 경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요.

    마을 교육 공동체 사업을 통해 마을과 주민, 아이들이 공유하는 교육 사업을 진행하여서 현재도 이 모든 활동들은 계속 시도되고 업그레이드되면서 진행 중입니다.

    마을장터 신신촌장. 모두락 협동조합 제공마을장터 신신촌장. 모두락 협동조합 제공
    ◇박혜진> 이런 활동들이 신촌리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요?
     
    ◆김미선> 저희 지역은 노년, 중년, 청소년들이 굉장히 비슷한 비율로 인구가 분포되어 있어요. 세대 간의 소통이 그때는 잘 되지 않고 연결고리도 없었는데요. 저희가 마을 투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대가 연결이 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되었고요.

    다양한 마을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역량이 점점 강화되기 시작해 전문성을 갖추게 되었고, 주체적으로 마을 활동을 기획 진행하는 팀이 만들어졌어요. 또한 마을 문화장터 축제 전시회를 통해 선주민 이주민들 외부인들이 함께 공유하고 교류하는 장이 만들어졌습니다.
     
    ◇박혜진> 주민들이 재봉교실이나 공방 활동에 참여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김미선> 저희가 협동조합의 경제 활동으로 마을기업 '구슬할망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찾아가는 재봉 교실'을 만들자 했는데 재봉을 배우고 싶었는데 고가의 재봉틀이 없어서 못 배우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가정용 재봉틀 20대를 구비해 재봉을 배울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다양한 연령층들이 재봉 교실에 참여를 많이 하고 계십니다.

    한 60대 남자분이 오셨는데 매회 정말 열심히 출석도 하시고 꼼꼼하게 재봉을 배우면서 작품을 만들더니 아내를 위해 만든다고 해서 미소를 보이며 저희에게 작품을 보여줬던 기억이 나고요. 또 하루는 자녀를 출산해 쉬고 있는 분이 그동안 재봉하는 것이 꿈이라고 하시면서 공방에 나와 재봉을 배우고 지금은 스스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면서 주변에 나누어주시고 굉장히 행복해 하세요.
     
    구슬할망공방 공유작업실에서 재봉활동하는 주민들. 모두락 협동조합 제공구슬할망공방 공유작업실에서 재봉활동하는 주민들. 모두락 협동조합 제공
    ◇박혜진> 사회적경제 로컬 밋업을 통해 활동을 되돌아보는 전시를 진행하셨는데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김미선> 저희가 올해 우연치 않게 '로컬 밋업'이라는 사업에 선정이 돼서 전시회를 진행을 했는데요. 조합원들이 무척 좋아했어요. 왜냐하면 솔직히 20여 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오다 보면 조합원들이 나이도 들고 힘도 들다보니 요즘은 다들 쉬고 싶다는 표현들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전시회를 진행하면서 다시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고요. 구슬할망 공방의 가치를 정리하고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또 주민들의 반응이 좋으니 저희가 자부심을 느끼고 다시 힘을 얻었고요. 이사무소 작은 회의실에서 전시회를 한다고 하니 가볍게 오셨던 분들은 전시회 분위기에 놀라고, 전시회 작품 하나하나에 서툴지만 정성과 이야기를 느끼게 된다면서 기대 이상의 반응이 많았어요.

    ◇박혜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신신촌장'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각각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시나요?
     
    ◆김미선> 우선 지역 주민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 서로 얼굴을 보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고요. 서로의 이야기가 있는 물건들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판로이기도 하고요. 가족들이 함께 오셔서 문화 활동을 누리는 가족 놀이 공간이 되기도 했어요.

    또한 저희가 매달 새로운 제주 문화 컨셉으로 기획해서 진행을 하다 보니까 관광객들에게는 제주 문화를 알리고, 제주 마을 주민들이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공간이기도 합니다. 3월부터 기획해서 4월~11월까지 한달에 한 번 열립니다.
     
    ◇박혜진> 앞으로 '신신촌장'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싶으신가요?
     
    ◆김미선> 아직은 협동조합 모두락이 순수하게 운영하다 보니까 매년 공간과 인력, 재원에 대한 고민들이 많아요. 지역과 지역 단체들과 조금 더 협력하고 연대해서 안정적인 공간과 다양한 마을 주민들이 함께하는 구조를 만들어서 문을 닫지 않고 세대를 이어가는 마을 문화장터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혜진>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이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고 느끼시나요?
     
    ◆김미선>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점점 더 적극적으로 되는 걸 저희가 느껴요. 처음에는 신청도 많이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프로그램 진행할 때마다 대기까지 올 정도로 굉장히 인기가 좋고요.
     
    학부모들이 저희가 활동을 진행할 때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세요. 진행 요원, 자원봉사를 자진해서 신청하고, 앞으로 이 후배들이 마을 활동을 이끌어갈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바농으로의 초대 전시회. 모두락 협동조합 제공바농으로의 초대 전시회. 모두락 협동조합 제공
    ◇박혜진> 직접 기획·실행하는 과정에서 느낀 장점과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미선>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전문 기획자들이 아니다 보니 문화 행사 같은 경우는 때로 전문적인 지식들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저희가 사업을 끝내고 평가할 때 항상 그 말이 나와요.

    전문가가 없어서 친근하고 좋았다라는 한편 전문가가 없어서 좀 부족하고 서툴다라는 단점이 나오더라구요. 기획은 저희가 하지만 전문 컨설팅의 조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려고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이번 로컬 밋업이 그 첫 번째였어요.
     
    ◇박혜진> 모두락이 앞으로 어떤 협동조합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계신가요?
     
    ◆김미선> 마을기업이다 보니 앞으로 마을주민들과 함께 더 성장해야 되겠고 기업이다 보니까 경제 공동체 활동이 잘 돼서 지역 경제도 살리고 주민 일자리를 만들어야 마을기업으로서의 가치도 지키지 않을까 하고요. 저희 활동의 시작인 문화교육 공동체의 자립이 가능한 협동조합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김미선> 늘 가까이에 있다 보면 소중함을 모르게 되더라고요. 저도 이주민이 들어오면서 '제주가 아름답다', '골목이 예쁘다' 말하면 매일 보는 골목이 바다가 왜 오름이 뭐가 예뻐라는 말을 했었는데요. 저희가 마을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마을 골목 골목을 걸어보니까 정말 골목 골목 안 예쁜 곳이 없더라고요. 사심없이 내 일처럼 발벗고 나서는 제주 괸당문화의 힘을 저는 마을 활동을 통해 매번 느껴요.
     
    지금은 점점 사라져가는 제주 마을의 이야기, 공간, 사람들은 마을의 삶의 역사이자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라고 저희들은 생각하거든요. 세대에서 세대로 함께 이해하고 기억하게 하여 지금까지 마을과 마을사람들을 이어온 우리의 자부심인 마을 생활문화 공동체가 제주 마을로 앞으로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김미선 모두락 혐동조합 대표김미선 모두락 혐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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