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연말을 맞아 '산타 랠리'가 찾아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타 랠리는 연말 마지막 주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까지 이어지는 기간을 의미하는데,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5월까지다.
시타델 증권 자료에 따르면, 미국 S&P 500지수는 지난 1928년 이후 산타 랠리 기간 동안 75% 확률로 상승했고, 평균 1.3% 올랐다.
산타랠리가 역사적 평균인 1.3% 정도만 오르더라도 다우 산업과 S&P 500은 사상 최고치 경신이 가능하다. 각 지수는 역대 최고치에서 약 1%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AI에 대한 장기적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력한 경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기업 이익 투자 심리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그룹의 트레이딩 데스크 팀은 "큰 충격이 없다면, 우리가 진입하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계절적 시기와 더욱 안정적인 포지셔닝 환경에 맞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미 증시 전망에 긍정적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최근 9주 동안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약 1천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올해 꾸준한 자금 유입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타델 증권의 스콧 루브너 전략 책임자는 "견조한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계 자산 증가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들은 2026년을 맞이해 시장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확신과 재무적 여력을 갖추게 됐다"고 자사 고객들에게 메모를 보냈다.
연합뉴스반면,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2006년을 앞두고 일부 투자자들은 산타 랠리가 실제로 일어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관리 책임자인 재커리 힐은 WSJ에 "S&P 지수는 기술주 비중이 너무 높아서 상위 기술주들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지 않으면 전체 지수가 상승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AI 거품론' 향배다. 오라클과 브로드컴 등 기술주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마이크론의 어닝서프라이즈가 맞물리면서 기술주 투자심리를 달래는 상황이다.
미국의 고용·물가 등 실물경제 보고서가 큰 충격 없이 마무리 됐지만, 미 행정부 셧다운 여파로 발표가 늦어지면서 경제 상황을 왜곡해서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목표 금리 인상이 미칠 여파에도 금융시장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의 경우 산타 랠리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지난 19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동반 상승 마감한 가운데, 최근 4천선을 오르내리던 코스피는 22일 반등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2.12% 상승한 4105.93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 팔자세였던 외국인이 이날 1조2천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는 등 외국인과 기관이 2조7천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원/달러 환율 등 변수가 있는 만큼 신중론도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산타 랠리보다는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매크로 리스크 인덱스가 0.2 수준에서 등락 중이고, 변동성지수(VIX) 또한 15% 수준에 머물러 있어 멀지 않은 시점에 단기 위험회피 시그널 전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월 초 고점 이후 한 달 반 이상 지속 중인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국면의 후반부라고 생각한다"며 "코스피 4천선 이하에서 내년 상반기 강한 상승 추세를 준비할 또 한 번의 비중 확대 기회가 있다는 의미"라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 염동찬 연구원은 "한국은 12월 연말에 '배당락' 이벤트가 있기 때문에 산타 랠리 기간의 코스피 성과는 미국에 비해 부진하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낮은 코스닥은 배당락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면서 대주주 지정을 회피하기 위해 매도했던 투자자들이 배당락 이후 매수세를 보여 연말에 강한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