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상남도 양산에서 열린 영화 '1980 사북' 상영회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 ㈜엣나인필름 제공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영화 '1980 사북'을 관람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80 사북'(감독 박봉남)은 1980년 4월 강원도 정선 사북에서 일어난 광부들의 항쟁과 이를 은폐하려 했던 국가 폭력, 그리고 광부들의 분노가 어떻게 서로에게 향했는지를 재구성한 휴먼 탐사 다큐멘터리다.
지난 16일 경상남도 양산에서 '1980 사북' 시민상영위원회인 '늦은 메아리'의 주최로 양산 시민들을 초청한 상영회가 백여 명의 시민들의 참석으로 성황을 이룬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역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980 사북'의 상영이 끝난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직접 무대로 나와 연출을 맡은 박봉남 감독과 황인욱 정선지역사회연구소장을 격려하며 '1980 사북'과 사북 사태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광주 사태는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바로잡혔지만, 사북 사태는 여전히 신군부가 지어낸 편견의 언어와 이미지 속에 남아 있다"면서 "한국 현대사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북 노동항쟁이야말로 87년 노동자 대투쟁에 앞선 우리나라의 대중적 노동운동의 효시였지만 투쟁 과정에서 벌어졌던 여러 과오와 논란으로 오랫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며 "참여 정부 시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사북 사건에 대한 재조명을 시작한 것이 이후 재심과 무죄 판결로 이어진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영화가 그 자체로 아주 잘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서로 대립되는 다양한 목소리를 모두 담아내고 진정한 화해의 길을 열기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유사한 여러 사례들의 문제 해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경상남도 양산에서 열린 영화 '1980 사북' 상영회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엣나인필름 제공
박봉남 감독 역시 무대인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1980년 '서울의 봄'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영화는 같은 시기에 너무 짧게 끝나 버린 '사북의 봄'에 관한 이야기"라며 "국가의 배신으로 비극적인 운명에 처한 광부들의 아픔을 알리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1980 사북'은 역사의 그늘에 묻혀 있던 사북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과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적 움직임의 시초가 됐다.
이를 계기로 '1980 사북' 시민상영위원회 역시 조직되어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 특별 상영회를 시작으로, 12월 한 달간 춘천, 원주, 강릉, 정선 등 강원특별자치도의 주요 지역은 물론,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전주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순회 상영회를 이어간다.
'1980 사북'과 시민상영회 '늦은메아리'에 대한 정보는 '1980 사북' 특별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1980 사북'은 VOD 서비스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