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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필리버스터 도중 '노무현·DJ' 들어 與독주 때린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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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성권·박수민 의원 등

    경찰관직무집행법 관련 필리버스터 발언
    이성권, '관용·대화·타협' 강조한 노 前대통령 언급
    우원식 겨냥 "마이크 아닌 '김대중 정신' 꺼버려"
    박수민 "DJ, 탄압 받고도 보복 않고 물에 흘려보내"

    국민의힘 이성권, 김용태 등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이성권, 김용태 등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대전'이 이어진 가운데 국민의힘은 의석수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거듭 비판했다. 최근 우원식 국회의장의 '무제한 토론 강제중단' 논란도 다시 언급하며 비판에 열을 올렸다.

    토론 주자로 나선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협의의 정치를 강조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짓밟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4일 새벽,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에 나선 '경찰관 직무집행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관련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재선·부산 사하구갑)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먼저 입에 올렸다. 이 의원은 해당 법안과 관련, 같은 당 서범수·고동진·이달희 의원에 이어 4번째 반대토론 주자로 연단에 섰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관용과 책임의 정치문화가 필요하다", "관용은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인용했다. 여야가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노 전 대통령의 정신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여야 협력의 수준을 연정, (그 중에서도) 대연정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도 말씀하셨다"며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이재명 대통령님과 민주당 의원님들이 더 잘 알고 기억하고 계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회의 사회를 보고 있던 우원식 국회의장을 겨냥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때) 우 의장님도 열린우리당 소속 초선 의원이셨고 당시 상황을 너무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를 대표하는 의장님의 국회 본회의 진행에 대한 문제점을 말씀드리는 것이 송구하다"면서도 "의장님이 무제한 토론에 나선 저희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제지하는 것을 묵과할 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 9일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나경원 의원이 필리버스터에 나섰을 때, '의제와 무관한 발언'을 한다는 이유로 우 의장이 나 의원의 마이크를 꺼버린 조치를 재차 비판한 것이다.
     
    이 의원은 2004년 17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았던 김원기 의장과 우 의장을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 처리를 밀어붙였으나, 김 의장이 "우리 의사만 100% 관철하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보법 폐지안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거부한 점을 거론한 것이다.
     
    이 의원은 "당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중 초선 의원들은 김 의장의 이런 국회 운영과 의사 진행을 매우 격하게 비판했지만, 김 의장은 끝내 국보법(폐지안)을 처리하지 않았다"며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교롭게도 61년 전 본회의장 단상에서 마이크를 뺏긴 의원은 김대중 의원이었다"며 "우 의장님이 끈 것은 본회의 단상의 마이크가 아니라 스스로 계승하겠다고 말해 온 '김대중 정신'"이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박수민 의원. 윤창원 기자
    경찰관직무집행법 관련 필리버스터를 매듭지은 박수민 의원(초선·서울 강남구을)도 'DJ 정신'을 소환했다.
     
    박 의원은 "저는 민주화시대에 헌신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 정치인이 돼서 그 분을 더 존경하게 된 이유가 있다"며 "바로 수평적 정권 교체를 하고 정치보복을 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군사독재 시절) 누구보다 많이 정치 탄압을 받았는데, 그 모든 것을 물에 흘려보냈다"며, '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수는 물에 새긴다'는 원리를 실천했다고 평가했다.
     
    이날로 활동이 종료된 내란특검 등이 '편파 수사'로 정치보복을 해왔다는 주장을 에둘러 반복한 것이다.
     
    다만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대북관엔 동의하기 힘들다면서, 민주당을 향해 안보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세계관에 따른 입장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각자의) 세계관이 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 그런 논의 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그냥 대북전단법만 통과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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