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국회 앞에 성탄절을 준비하는 성탄트리가 점등 됐다. 사진 새에덴교회"오랜 시일동안 이 민족의 고통과 호소를 들으시사 정의의 칼을 빼서 일제의 폭력을 굽히시사 하나님은 이제 세계만방의 양심을 움직이시고 또한 우리 민족의 염원을 들으심으로 이 기쁜 역사적 환희의 날을 이 시간에 우리에게 오게 하심은 하나님의 섭리가 세계만방에 현시하신 것으로 믿나이다."
이 기도문은 1948년 5월 31일 대한민국 제헌 국회 1차 본회의에서 이윤영 의원(목사)이 대표기도한 내용 일부이다.
기독 국회의원들은 지난 1965년 2월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실현해 간다는 믿음으로 제헌 국회 기도문의 정신을 계승해 여야 국회의원들의 기도 모임인 국회조찬기도회를 창립했다.
국회조찬기도회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기념예배를 드렸다.
22대 국회조찬기도회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조찬기도회(회장 송기헌 의원, 부회장 허종식 의원, 총무 박균택 의원)와 국민의힘 국회조찬기도회(회장 윤상현 의원, 부회장 조배숙 의원, 송석준 의원)가 각각 회장단을 구성해 매달 한 차례씩 기도 모임을 갖고 있다.
국회조찬기도회가 10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창립 60주년 감사예배를 드렸다. 사진은 국회조찬기도회 60주년 예배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이 기도하고 있다. 송주열 기자국회조찬기도회 창립 60주년 기념예배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기독 국회의원, 새에덴교회 브라스밴드와 찬양대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예배 설교에 나선 소강석 목사는 올해 불거진 국가조찬기도회 이봉관 회장과 이배용 부회장의 부정 청탁 논란을 의식한 듯 무거운 마음으로 강단에 올랐다.
국가조찬기도회는 기독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국회조찬기도회가 대회장을 맡고, 사단법인 국가조찬기도회가 실무 준비를 맡아 공동 주최해오고 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담임, 한교총 전 대표회장)는 "국회의원들이 이념을 넘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특권이자 사명"이라며, "메시아 탄생의 약속을 붙들고 신앙을 지켜온 베들레헴 목자들에게 천사가 찾아 온 것처럼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국회의원들에게도 하나님의 평강과 기쁨이 임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또, "정파를 넘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이 땅에 평강을 주신다."면서 "북한에서도 언젠가 함께 성탄 예배를 드릴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설교하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사진 새에덴교회이재명 대통령도 국회조찬기도회 창립 60주년을 축하하는 축사를 보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축사에서 "국회조찬기도회가 60년 동안 당리당략을 넘어 공동선을 추구하고, 세속적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며 정치의 귀감이 되어 주신 점에 감사드린다."며, "분열이 아닌 화해, 대립이 아닌 겸손, 이기심이 아닌 섬김의 마음으로 공동체를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예배에 참석해 지난 60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국회의 화해자 역할을 자처했던 국회조찬기도회의 60 주년을 축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가 갈등하고 대립하고 부딪히기도 했지만 국회조찬기도회가 있어 조정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땅에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가 실현되고 국민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회가 초당적으로 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지난 60년의 전통을 잘 이어받아 앞으로도 화합하는 국회조찬기도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해 12.3 내란 사태 이후 첨예하게 대립하던 여야 국회의원들도 성탄절을 앞두고 모처럼 화해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조찬기도회장 송기헌 의원과 국민의힘 국회조찬기도회장 윤상현 의원은 "우리 국회의원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 화해와 평강의 사도가 되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국회조찬기도회를 통해 내년에 더 좋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소망을 드리는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두 의원은 국회 미화 실무원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사랑의 쌀 221포대를 전달하기도 했다.
예배에 참석한 기독 국회의원들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 나라의 번영과 국회, 국회조찬기도회 사역을 위해 특별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대표기도에서 "정치권이 중요한 입법을 두고 대화와 타협이 없다"며, "십자가에 못 박힌 주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용서하고 하나 되게 하시고 주님의 희생과 사랑, 용서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남북사이의 담을 허물어주시고 주님께서 화해의 길을 열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며, "우리 모두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해 평화의 빛을 밝히는 사명 다하고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도록 평화를 만드는 길을 걸어가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헌금 기도는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맡았다.
새에덴교회 찬양대와 브라스밴드가 '오 거룩한 밤'을 연주하고 있다. 송주열 기자
성탄트리 점등식은 국회 분수대 앞에서 진행됐다. 국회조찬기도회는 지난 2014년 부터 성탄트리 점등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송주열 기자
국회조찬기도회 6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 이들은 국회 분수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 국회 성탄트리 점등식을 가졌다.
성탄트리 점등식까지 함께 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늘 국회를 비추는 성탄트리의 빛과 함께 국민들에게 성탄의 빛을 비춤으로 희망을 더 크게 하는 생명의 환한 빛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 성탄트리 점등식은 지난 2014년부터 국회조찬기도회가 주축이 돼 진행해 온 행사다.
올해 성탄트리 점등식은 어린이 합창단 작은평화(단장 김미정)와 테너 박주옥, 소프라노 임경애 교수의 특송에 이어 성탄트리가 점등됐다. 소강석 목사는 국회조찬기도회 창립 60주년 기념 헌시로 성탄트리 점등식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국회조찬기도회 창립 60주년 기념예배와 성탄트리 점등식은 신생명나무교회 장헌일 목사의 폐회기도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