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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죽음 각오하고 李정권과 싸우자"는 장동혁號

    '필버 무용론'에 '더 센' 특검법 상정 앞두고 위기감

    李 회동 제안에 선 긋고 '단일대오 투쟁' 강조
    장동혁 "이재명정권과 싸우기 위해 나가는 출정식"
    법사위 간사에 5선 나경원…'장외 농성' 등도 불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선의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시서천군)을 신임 당대표로 세운 국민의힘이 28일 연찬회를 갖고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당은 앞서 '국회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이재명정권과의 전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투쟁이 곧 혁신"이라는 노선을 재확인한 것이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막상 취임하고 나면 강성 당심(黨心)에 호소했던 전당대회 때와 달리, 기존 기조를 '톤다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었다. 선거 국면에서는 득표 때문에 일부러 '우향우'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러한 관측은 '오판'이었다.
     
    장 대표는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손을 내민 여야 지도부 회동에 대해서도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응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음달 정기국회가 다가올수록 반탄(탄핵 반대)파로서의 강공 모드는 오히려 더 강화되는 모양새다.

    연찬회의 문을 연 장 대표의 메시지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장 대표는 행사 장소인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 도착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구상하는 당내 통합은 '무조건 단일대오'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원팀'을 저해하는 찬탄(탄핵 찬성)파를 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당일 오전 중진들과의 회동을 두고 "많은 분들이 '통합'과 '포용'을 말씀하지만, 방법에 대해선 조금씩 다른 의견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저는 '원칙 있는 통합', (즉) 원칙과 절차를 지켜서 통합하겠다는 제 입장을 말씀드렸다"며 "우리 국민의힘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분열의 씨앗'이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원내 주요현안에 대해선 돌출되는 이견 없이 당 의원 107명이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이 '악법'으로 규정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등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줄줄이 통과되며 자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소득 없이 끝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장외전도 불사한 '강력투쟁' 공감대 없이는 앞으로도 '입법 전쟁'에서 백전백패일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도 깔렸다.
     
    장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지금 우리 앞에는 희망이 아니라 탄압과 억압이 있다"며 "이제 국민의힘은 투쟁하고 혁신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정권의 국가 허물기와 실정을 막기 위한 투쟁과 혁신에는 자기희생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장 대표는 "이번 연찬회가 이재명정권과 싸우기 위해 전쟁터로 나가는 출정식이 됐으면 좋겠다"며 "저도 죽기를 각오하고 맨 앞에 서서 싸우겠다. 의원님들도 함께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내 지도부도 거들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제 야당이 됐기에 우리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최대한 투쟁해야 한다"며 "과거의 아픈 상처를 자꾸 들춰내 연연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가자"고 독려했다. 

    또한 "정부·여당이 하는 정책이나 입법, 제도 설계 중 국민들과 국익에 보탬이 되는 건 얼마든지 협조해야 될 것"이라면서도 "(당정이) 하는 걸 보니 제대로 하는 게 없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따끔하게 지적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민생 해결과 당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 PT'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이은지 기자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민생 해결과 당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 PT'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이은지 기자
    특히 연찬회 하루 전날, 민주당 의원들이 야당 추천 몫인 이상현·우인식 인권위원 선출안을 부결시킨 데 대해선 "법 자체를 무시하고 야당 존재를 부정하겠다는 것"(송 원내대표), "이제는 좀 결연하게 대응해야 될 상황"(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과 같은 격앙된 반응이 잇따랐다.
     
    당 안팎에선 민주당이 발의한 '더 센' 특검법, 즉 특검의 수사 기간·대상 등을 늘리는 '3대 특검법' 개정안이 본회의 상정을 앞둔 현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개정안을 심사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로 율사 출신인 5선의 나경원 의원을 내정한 것도 여당 소속 법사위원장인 6선의 추미애 의원에 대항하기 위한 '맞불'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나 의원은 "법사위는 민주당의 일방적 강행 입법의 전선이 될 것"이라며 "최후의 방파제"를 자처했다.
     
    당내에서 거론되는 구체적 '투쟁안'으로는 정기국회 개원식과 다음 주부터 예정된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보이콧, 장외 농성 등이 꼽힌다. 27일 열렸던 의원총회에선 송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사건' 재판 출석으로 인한 개원식 불참 사실을 알리자, 당 의원 전원이 참석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동시에 당 일각에서는 '소수야당'으로서 국회 일정 전체를 거부하는 것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전략일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제1야당을 배제하는 당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여론전을 위해 모든 가용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기류가 좀 더 강하다.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젠 선수(選數)와 관계없이 저희가 전투모드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적극적 대여투쟁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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