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북한은 27일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기간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 협력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위선자'라고 비난하며 "'비핵화'에 아직도 헛된 기대를 점쳐보는 것은 너무도 허망한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이 대통령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강연 내용만을 문제 삼으며 비난을 했다.
북한의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비핵화망상증'에 걸린 위선자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방미기간 중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한 강연 내용을 거론하며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이라고 우리를 심히 모독"했고 "나중에는 가당치도 않는 '비핵화'에 대해 떠들어댔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원래 한국은 우리에 대한 대결정책을 국책으로 정한 철저한 적대국"으로, 한국헌법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조선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버젓이 명기되어 있으며 한국에서 10여 차례 정권이 바뀌어왔지만 반공화국 기조만은 추호도 변하지 않았다. 리재명 정권 역시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 대통령이 "마치 '조한관계'를 회복할 의사가 있는 듯이 놀아댔다"면서 "하지만 지어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간다"는 말처럼 결국 "본심을 감추지 못하고 대결광의 정체를 낱낱이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역시 변할 수 없는 적이라는 우리의 인식과 판단이 옳았음을 그대로 증명해보였다"고 주장했다.
"우리 핵정책 바뀌자면 세상, 정치군사적 환경 변해야"
류영주 기자북한은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상기시키지만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외부로부터의 적대적 위협과 세계안보 역학구도의 변천을 정확히 반영한 필연적 선택"이라면서 "조선인민의 총의에 따라 국가의 최고법, 기본법에 영구히 고착된 우리의 핵정책이 바뀌자면 세상이 변해야 하고 조선반도의 정치군사적환경이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위이고 국체인 핵을 영원히 내려놓지 않으려는 우리의 입장은 절대불변"이라면서 "한국이 그토록 입이 아프게 외워대는 '비핵화'는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물리적으로 이미 사멸된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특히 "리재명이 '3단계 비핵화론'이니, '비핵화'니 뭐니 하며 후론하는 것은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잡아보겠다는 것이나 같은 천진한 꿈에 불과"하고 "한국이 우리 핵문제의 성격도 모르면서 '비핵화'에 아직도 헛된 기대를 점쳐보는 것은 너무도 허망한 망상"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한반도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의무는 철저히 준수돼야 한다. 한국도 이 체제를 철저히 준수하고 비핵화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북한을 겨냥해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은 그냥 억압한다고만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고 필요하면 적절하게 관리할 수단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게 훨씬 더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이 대통령 강연에 대해서는 반발했다"며 "미국에 대한 침묵은 북미정상의 개인적 친분을 감안한 것이고,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향후 한국 '패싱'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