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하단선주민대책위원회가 19일 오전 10시 감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사상하단선 피해보상 주민 간담회를 열었다. 정혜린 기자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이 건물 균열 등 수년째 이어진 공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조속한 피해 보상과 완공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사 피해에 더해 최근 또다시 대형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주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관계 기관들은 책임과 원인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모습이다.
사상하단선 안전 개통 및 싱크홀 방지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10시 부산 사상구 감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사상하단선 피해보상 주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부산교통공사와 시공사,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부산시 등 관계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근 주민들의 공사 피해에 대한 호소가 이어졌다.
특히 최근 사상~하단선 완공 시점이 1년 더 연기된 상황에서 길어지는 공사 기간에 대한 불만과 오랜 기간 이어진 공사 피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주민들은 건물 벽에 균열이 가고, 건물 전체가 기울어지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부산교통공사와 시공사 측은 무책임한 태도로 제대로 된 보수 공사와 보상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상~하단선 공사현장 인근 주민인 강명지씨는 "최근 몇 년 사이 지붕에서 물이 새고, 집 앞 골목이나 대문이 한눈에 보기에도 기울었지만, 시공사 측은 집이 노후화된 탓이라고 책임을 피하기 바빴다"며 "완공도 벌써 몇 번째 미뤄지고만 있다. 우리가 살아있을 때 공사가 끝나기는 하는거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우리 주민 대부분은 30~40년간 이 동네에 살고 있지만, 그동안 비가 많이 오더라도 건물에 금이 가거나 대문이 기울거나 집 앞 대리석이 갈라진 적이 없다"며 "지하철 공사 이후 모든 일이 발생했는데도, 교통공사와 시공사는 집이 노후화된 탓이라며 절대 인정을 하지 않아 너무 답답하다. 책임을 인정하고 대책을 확실하게 말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부산교통공사 측은 건설공사 보험으로 신속하게 피해 보상을 진행하고,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의 건물에 대해서도 보수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사 최인식 시설건설처장은 "건설공사 보험의 경우 공사가 마무리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공사가 완료된 구간은 이번 주부터 보험사가 방문해 피해 조사를 실시하고 보상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공사가 진행 중인 곳에도 생활에 불편한 사항을 신고하면 바로 보수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열린 부산 사상하단선 피해보상 주민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이 공사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 12일 새벽시장 정문 앞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의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새벽시장 앞 대형 땅꺼짐의 원인으로 맨홀 우수관 누수가 추정되면서 상수도관 누수 영향도 언급되자,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강하게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땅꺼짐 현상이 발생하면서 그 충격으로 상수도관이 이탈된 것으로, 상수도관 누수가 땅꺼짐의 원인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사상하단선 구간에 지하철 공사를 위해 2023년 새로운 상수도관으로 교체했기 때문에 노후화되지 않았다"며 "싱크홀이 생기면서 상수도관이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내려앉은 상황으로, 싱크홀 원인은 결코 상수도관이 아니라고 명확히 말씀드린다. 무슨 이유로 싱크홀 원인이 상수도관 파손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교통공사 측 역시 이번 싱크홀은 도시철도 공사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부산교통공사 최인식 시설건설처장은 "공사 현장 차수벽(물막이벽)이 제대로 시공돼 빗물이 공사장으로 넘어오지 않았다"며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지하철 공사가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